저수율 2%대 추락…경남 농경지 가뭄 확산
핵심 요약
밀양과 창녕의 저수율이 1∼2%대로 떨어지며 논과 밭의 가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밀양·함안·거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농업용수 가뭄 ‘심각’ 단계에 진입했다. 경남도와 한국농어촌공사는 하천수·지하수·급수차를 동원해 용수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 밀양과 창녕의 농경지가 장기간 이어진 가뭄으로 빠르게 메말라가고 있다. 10일 오전 밀양시 무안면 웅동리 논은 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고, 벼 일부는 잎끝이 누렇게 변한 채 축 늘어졌다. 40년 넘게 벼와 고구마, 콩을 재배한 진 모(76) 씨는 급수차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물을 공급하지만 갈라진 땅을 적시기에는 부족하다며, 처서인 23일까지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벼가 이삭을 내는 시기를 앞두고 농민들은 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8∼9일 밀양에 내린 비는 1.1㎜에 그쳤다. 최 모(84) 씨는 지금 물이 부족하면 벼가 제대로 영글지 못해 쭉정이가 될 수 있다며, 이미 완전히 말라버린 논도 있다고 말했다. 웅동저수지 저수율은 이날 2.6%로 평년 72.7%의 3.6% 수준에 머물렀다. 수위표가 물 밖으로 드러났고 바닥에는 얕은 물만 남아 있었다. 50년째 농사를 짓는 김 모(67) 씨도 올해 가뭄이 경험한 것 중 가장 심하다며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려야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피해는 벼농사에만 그치지 않았다. 밀양시 산외면과 단장면의 비닐하우스 깻잎 농가는 관수시설 덕분에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았지만, 노지 깻잎 농가는 용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낮 기온이 32도까지 오른 창녕군 전평마을도 옥천저수지 저수율이 1.9%로 떨어졌다. 이는 평년 79.9%의 2.3%에 해당한다. 저수지에는 가느다란 물길만 남았고 회색 바닥 대부분이 드러났다. 현지 농민은 갈색으로 변한 벼는 이미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비를 기다렸다.
경남의 농업용수 부족 지역도 늘고 있다. 9일 밀양에 이어 10일 함안과 거제가 농업용수 가뭄 ‘심각’ 단계에 들어갔으며, 전국에서 이 단계로 분류된 지역은 이들 세 시·군뿐이다. 생활용수에도 차질이 생겨 광역상수도가 공급되지 않는 통영·고성 섬 지역 등 26개 마을에서는 야간 제한급수를 시행하거나 급수선과 병물로 물을 공급하고 있다. 경남도와 한국농어촌공사는 낙동강과 하천의 물을 끌어올리는 한편 지하수와 급수차를 투입해 농업용수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