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 기준 법규화 재지시에 노동계 반발
핵심 요약
이재명 대통령이 개정 노조법의 쟁의 대상과 제외 기준을 법적 규정으로 명확히 하라고 재차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는 법률상 위임 조항이 없다는 점을 제기했지만 관련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행정입법을 통한 쟁의 범위 축소가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월권이라고 반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개정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대상과 제외 범위를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 법적 구속력을 갖춘 규정으로 구체화하라고 11일 재차 지시했다. 민주노총은 쟁의 범위를 행정입법으로 축소하면 헌법상 단체행동권이 제한된다며 이번 지시를 재계 편들기이자 행정부의 권한을 넘어선 행위로 규정했다.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쟁의 대상 여부가 명백한 사안은 기준을 명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지난달 21일에 이어 두 번째로 구체적 기준 마련을 요구한 것이다. 김 장관은 필요한 행정해석을 이미 제시했고 법에 위임 조항이 없어 시행령 제정에는 비판이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 대통령은 행정해석은 의견에 그친다며 법률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의 세부 사항을 정하는 것은 행정부 권한이라고 맞섰다.
논의는 삼성전자 노조의 ‘N% 성과급’ 요구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가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둘러싼 논란 이후 다시 불거졌다.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노조법은 쟁의 대상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까지 확대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이 조항을 근거로 호남 지역 반도체 공장 신설 문제 역시 노사가 교섭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민주노총은 특정 대기업에서 발생한 쟁점을 계기로 정부가 노사 간 다툼의 범위를 성급히 행정입법으로 정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노동쟁의 대상을 좁히는 조치는 노동자의 단체행동권과 직결되므로 법률의 명시적 위임이 필요하지만, 현행 노조법에는 구체적 범위를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맡긴 조항이 없다는 주장이다. 김 장관은 위임 근거를 둘러싼 논란 가능성을 밝히면서도 대통령 지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해 향후 규정 마련 방식이 쟁점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