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병 서해안 확산…안면송·금강송 방어 비상
핵심 요약
충남의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가 1년 만에 26배 늘며 서해안 해송과 안면송을 위협하고 있다. 이상고온과 폭염, 산불 고사목 증가가 재선충과 솔수염하늘소의 확산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었다. 산림 당국은 국가 방제 벨트와 예방주사, 피해지의 활엽수 전환을 병행할 계획이다.
소나무 재선충병이 경북을 넘어 충남 서해안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지난 7일 충남 태안군 몽산포항 주변에서는 높이 20~30m의 해송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말라 죽고, 갈색 솔잎이 발목 높이까지 쌓인 모습이 확인됐다. 올해 충남의 감염 소나무는 13만9922그루로 1년 만에 26배 늘었다. 태안군에서는 고사목이 749그루에서 3만4784그루로 46배 급증했다.
피해는 조선시대 궁궐 건축과 숭례문 복원에 쓰인 안면송 군락지까지 위협하고 있다. 전국 감염목도 올해 177만그루에 달해 2014년 218만그루 이후 가장 많다. 방제에는 감염목을 베고 살충제를 뿌리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폭염이 현장 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감염된 나무를 목재나 땔감으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병이 다른 지역으로 퍼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재선충은 소나무와 잣나무 등 침엽수의 수분 통로를 막아 나무를 고사시키는 길이 1㎜의 벌레로 치료약이 없다. 한 쌍이 20일 뒤 20만마리 이상으로 늘어날 만큼 번식력이 강하며, 주로 솔수염하늘소를 통해 이동한다. 기온이 오르면 매개충과 재선충의 성장·활동이 활발해지고, 폭염으로 메마른 소나무는 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다. 국내에서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일본산 원목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에서도 확산세가 이어져 울진 금강송 고사목은 지난해 10그루에서 올해 178그루로 늘었다. 울진에는 수령 200년 이상 금강송 8만5000그루가 있으며, 산림 당국은 영덕 방면 확산을 차단하려 폭 4㎞의 첫 국가 방제 벨트를 구축했다. 산불로 죽은 나무가 늘어 솔수염하늘소의 산란처가 많아지고 천적과 경쟁자가 사라진 점도 안동 등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당국은 금강송과 안면송에는 예방주사를 놓고, 나머지 피해지는 재선충병에 걸리지 않는 활엽수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