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행세로 72차례 금품 편취…50대 실형
핵심 요약
재벌가 출신 대기업 본부장으로 행세한 58세 남성이 사기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는 탐정 용역비와 판사 소개비 명목으로 72차례에 걸쳐 1억7796만원을 송금했다. 법원은 동종 범죄 누범기간에 재범한 점과 약 5245만원이 회복된 점을 함께 양형에 반영했다.
재벌가 출신 대기업 본부장으로 행세하며 연인에게 탐정 고용비와 판사 소개비 등을 받아낸 58세 남성 A씨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한정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편취 금액은 약 1년 동안 72차례에 걸쳐 모두 1억7796만원에 달했다.
A씨는 2020년 서울 구로구에서 B씨가 운영하던 필라테스 센터에 수강생으로 등록하며 피해자를 처음 만났고, 두 사람은 2021년 9월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이혼을 준비하던 B씨가 남편의 불륜 관계와 근무지 변경 문제를 이야기하자 A씨는 남편이 근무지 변경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단정한 뒤, 합법적인 탐정을 고용해 불륜 관계가 끝났는지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하루 8만원에서 100만원의 용역비를 대신 전달하겠다며 돈을 요구했다.
B씨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탐정 용역비와 판사 소개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보냈다. 송금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족에게 빌리거나 카드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씨에게는 실제로 탐정을 고용하거나 판사를 소개할 의사가 없었고, 받은 돈은 개인 생활비 등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거짓말을 한 사실이 없으며 자신이 빌려준 돈을 돌려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증거를 토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앞서 사기죄로 징역형을 복역한 뒤 출소하고도 누범기간에 같은 종류의 범행을 저지른 점을 불리한 사정으로 판단했다. 재벌가 사람이라는 허위 신분으로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뒤 의도적으로 범행한 점도 양형에 반영했다. 금고 이상의 형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3년 안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가중 처벌 대상이 된다. 다만 범행 후 B씨에게 약 5245만원을 보내 피해가 일부 회복된 점은 함께 고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