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에 사라진 40년의 숲을 기록하다
핵심 요약
개포주공아파트 재건축과 수목의 변화를 7년간 기록한 다큐멘터리가 19일 개봉한다. 영화는 주민의 추억에서 출발해 나무 제거와 보존 협의, 시민 활동까지 추적한다. 이성민 감독은 구축 단지 수목을 일부 보존하는 조례 청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 개포주공아파트의 재건축과 수목의 변화를 7년여 동안 추적한 다큐멘터리 ‘콘크리트 녹색섬’이 오는 19일 개봉한다.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성민 감독은 2014년 사라질 동네를 촬영하기 시작했고, 주민과 40년 가까이 함께 자란 나무의 행방과 보존 가능성까지 카메라에 담았다.
영화는 다섯 식구가 행복하게 살았던 집과 친구들과 뛰놀던 시절을 회상하는 주민들의 이야기로 출발한다. 매미를 잡으러 오르거나 사람들의 눈을 피해 데이트하던 나무는 일상의 배경이자 기억의 일부로 등장한다. 전문가들의 설명과 시민들이 수목을 함께 둘러본 ‘개포동 그곳’ 프로젝트, 보존을 위한 협의 과정도 이어진다.
1980년대 조성된 개포주공아파트는 저층·소형 주택 중심의 서민 주거지였다. 판자촌이 있던 개포동은 한때 열악한 환경을 빗댄 별칭으로 불렸지만, 교육열과 재건축을 거치며 부촌으로 변했다. 새 단지에 공원이 계획되면서 일부 나무를 남길 가능성이 열렸고, 나머지 식물이 제거된 뒤 콘크리트 사이에 수목만 섬처럼 남은 풍경이 영화 제목으로 연결됐다.
작품에는 5층 아파트보다 큰 나무가 톱에 잘려 쓰러지는 순간과 베인 뒤 도달한 장소까지 고스란히 기록됐다. 이 감독은 나무와 오랜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기억을 간직한 존재라는 감각이 깊어졌다고 밝혔다. 개봉에 맞춰 구축 단지 수목을 일부라도 보존하도록 하는 조례 청구를 추진하며, 영화 밖에서도 재건축 제도 개선과 시민 관심을 끌어내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