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임대 가점 개편에 취약계층 반발
핵심 요약
SH공사가 재개발임대주택의 사회취약계층 가점을 폐지해 당사자와 시민단체가 반발했다. 올해 모집 물량은 155개 단지 3421가구이며, 청약저축 납입 횟수와 서울시 거주기간만 심사 기준으로 남았다. 서울시는 청년과 1인 가구의 기회 확대를 내세웠지만 공공임대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올해 재개발임대주택 입주자 선정 기준에서 사회취약계층 가점을 없애자 당사자와 시민사회단체가 모집 공고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거권네트워크는 10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개편이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임재원씨는 취약계층 가점을 활용해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재개발임대주택에 모시려 했으나 제도 변경으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제 취약계층도 다른 신청자와 마찬가지로 청약저축 납입 횟수와 서울시 거주기간만으로 경쟁해야 한다. 임씨는 생계가 어려운 사람에게 청약저축 실적을 요구하는 기준은 공평하지 않다며, 신청자 사이의 몫을 조정하기보다 공공임대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SH공사는 지난달 30일 155개 단지, 3421가구를 대상으로 한 ‘2026년 재개발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 기존 사회취약계층 가점 항목을 삭제했다. 서울시는 종전 체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청년과 1인 가구의 입주 기회를 넓히기 위한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사회에서는 취약계층과 청년을 한정된 물량 안에서 경쟁시키는 방식으로는 어느 쪽의 주거 문제도 풀기 어렵다는 반론이 나왔다.
전효래 나눔과 미래 사무국장은 여인숙에서 노인과 어린아이가 함께 사는 가정, 곰팡이가 핀 반지하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노부부, 시각장애가 있는데도 집 안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가정이 기존 가점제를 통해 거처를 옮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취약계층 몫을 청년에게 돌리는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고,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서울시가 취약한 집단끼리 경쟁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