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넘어 존엄을 보는 공동체의 기준
핵심 요약
시각장애는 한 사람 전체를 규정하지 않는 삶의 조건 가운데 하나다. 기독교적 인간관은 능력이나 신체 차이가 아닌 하나님의 형상에서 인간 존엄의 근거를 찾는다. 진정한 배려는 당사자의 가능성과 역할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갈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시각은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중요한 통로지만 인간의 존재와 가치를 하나의 감각 기능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사람은 감각을 통해 환경과 교류하는 동시에 생각하고 사랑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이런 인간 이해는 시각장애를 개인 전체를 규정하는 특징이 아니라 여러 삶의 조건 가운데 하나로 바라보게 한다.
외모나 신체 조건, 보유한 능력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각자의 내면과 고유한 삶을 충분히 살피기 어렵다. 기독교적 인간관에서 존엄은 성취나 기능이 아니라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됐다는 데서 출발한다. 따라서 신체적 차이나 삶에서 겪는 제한은 하나님이 부여한 한 사람의 가치와 존엄을 줄이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이 피조물을 보며 거듭 ‘좋았더라’고 확인하고, 여섯째 날에는 창조된 모든 것을 두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선언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요한계시록 4장 11절과 시편 104편 24절,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4장 1항도 창조 세계에 하나님의 뜻과 지혜, 능력과 선하심이 드러난다는 이해를 뒷받침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선, 피아니스트 김예지, 클라리네티스트 이상재, 가수 이용복,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은 각자의 영역에서 재능을 펼쳐 왔다. 이들의 활동은 시각장애가 가능성과 역할을 재단하는 잣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필요한 배려는 당사자를 대신해 결정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각자의 은사와 선택을 존중하며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갈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