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폭력 대응 전면 손질 요구
핵심 요약
국가인권위원장이 장애 여성 대상 폭력을 구조적 참사로 규정하고 관계 부처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경찰에는 형사절차상 진술권 보장을, 고용노동부에는 장애인표준사업장의 폭력 예방과 관리 강화를 요구했다. 인권침해가 확인된 표준사업장의 즉시 인증 취소와 지원금 환수, 학대 신고 의무 기관 편입도 제안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10일 장애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우리 사회의 구조적 참사로 규정하고 관계 부처에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경찰에는 장애인 피해자의 형사절차상 진술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을, 장애인표준사업장을 관할하는 고용노동부에는 장애인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진술 조력인과 신뢰 관계인의 동석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도 부족하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안 위원장은 특히 발달장애인 대상 수사에 전담 수사관이 반드시 참여하는 등 장애인 피해자가 형사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이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요구에는 거주 시설 시설장이 장애 여성에게 성폭력을 가한 사건과 염전에서 장애인이 수년간 감금된 채 무급 강제 노동에 시달린 사례,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발생한 성폭력 문제가 배경으로 제시됐다. 장애와 여성이라는 조건이 겹쳐 취약한 위치에 놓인 장애 여성을 겨냥한 젠더 폭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생활 공간과 노동 현장을 가리지 않고 장애인 대상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애인표준사업장 관리·감독 체계도 개선 대상으로 지목됐다. 현행 기준은 2년 안에 중대한 인권침해가 3차례 이상 발생해야 인증을 취소할 수 있지만, 안 위원장은 인권침해가 확인되면 즉시 인증을 취소하고 지원금도 환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애인복지법상 학대 신고 의무 대상에서 빠진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신고 의무 기관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내놨다. 장애인에게 노동이 생계뿐 아니라 자립과 복지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폭력이 발생한 사업장에 대한 제도 전반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