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상선 VLCC 4척, 사우디 원유 우회로 가동
핵심 요약
장금상선 VLCC 4척이 사우디와 이집트를 잇는 원유 셔틀 운송에 투입됐다. 원유는 수메드 송유관과 지중해를 거쳐 희망봉 우회 항로로 아시아에 운송된다. 홍해 위험과 처리 능력의 한계가 장기화하면 수출 감소와 운송비 상승이 예상된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남부를 봉쇄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을 대체 수송망에 투입했다. 이들 선박은 사우디 옌부항과 이집트 아인 소크나항 사이를 오가며 원유를 나르는 셔틀 역할을 맡았다. 장금상선 선단이 담당하는 물량은 현재 두 항구 사이에 배치된 전체 셔틀 운송 능력의 절반가량으로 파악됐다.
옌부항에서 선적된 원유는 아인 소크나항에서 내려진 뒤 약 320㎞ 길이의 수메드(SUMED) 송유관을 거쳐 이집트 지중해 연안 시디 케리르항으로 옮겨진다. 아시아행 유조선은 이곳에서 원유를 다시 싣고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한 다음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목적지로 향한다. 한국과 일본의 일부 정유사는 이미 이런 2단계 선적 방식을 수용했다.
새 운송망은 후티 반군이 장악한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피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 항로에서는 옌부항을 출발한 유조선이 이 해협을 거쳐 인도양에 진입했지만, 우회 항로는 원유를 지중해로 넘긴 뒤 아프리카를 돌아간다. 이 때문에 운송 기간은 약 한 달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정유사들은 도입 여부를 검토해 왔으나, 중국 원양해운그룹 소속 VLCC 위안시후호가 빈 배로 수에즈 운하를 북상해 시디 케리르항에서 사우디산 원유를 실으면서 중국도 이집트 경유 수송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 VLCC는 옌부항에서 원유를 일부만 적재한 채 수에즈 운하를 지난 뒤 시디 케리르항에서 남은 물량을 채우고 있다. 원유를 가득 실으면 수에즈 운하의 허용 기준을 넘어 통항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수메드 송유관과 수에즈 운하의 처리 능력만으로 기존 사우디 원유 수출량을 모두 감당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해의 지정학적 위험과 물류 병목이 길어지면 사우디의 수출 감소와 아시아 지역 운송비 상승이 불가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