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출석 피의자 지하철역 유인 체포…경찰, 허위 서류 작성까지
핵심 요약
서울 영등포경찰서 우모 경위가 자진출석한 피의자를 지하철역으로 유인해 체포하고 허위 서류를 작성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피의자는 열흘 넘게 불법 구금됐으며, 검찰은 보완수사 끝에 6월 1일 석방했다. 재판에서 경찰의 불법 체포와 서류 조작에 대한 법적 책임이 가려질 전망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40대 우모 경위가 자진 출석을 약속한 피의자를 경찰서가 아닌 인근 지하철역으로 불러내 체포한 뒤, 이를 ‘우연히 발견한 체포’로 꾸민 허위 서류를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우 경위를 직권남용체포와 허위 체포 서류 작성 등의 혐의로 14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는 열흘 넘게 불법 구금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소장에 따르면 특수절도 피의자는 5월 22일 오후 1시 16분경 “영등포경찰서 본관 1층에 도착했다”고 우 경위에게 연락했다. 이는 전날 오후 5시경 우 경위와 ‘다음 날 오후 1시까지 출석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우 경위는 같은 팀 후배 경찰관 2명과 함께 낮 12시 30분경부터 약 1시간 동안 피의자를 긴급체포하기 위해 인근 지하철역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피의자가 경찰서 도착을 알리자 우 경위는 “인근 지하철역 쪽으로 걸어와 보라”고 요구했고, 피의자는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중 경찰을 만나 오후 1시 30분경 인근 카페에서 긴급 체포됐다.
검찰은 우 경위의 이러한 요구가 “길에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허위의 체포 경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체포 이후 우 경위는 후배 경찰관들에게 허위 서류 작성을 지시했다. 긴급체포서에는 “지하철역 1번 출구 앞 노상에서 우연히 발견했다”고 기재됐고, 다른 경찰관은 “긴급체포 과정에서 현금 76만 원을 발견해 영장 없이 압수했다”는 압수조서를 작성했다. 실제로 이 돈은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돌려주라고 요청해 게임장 업주로부터 전달받은 것이었다.
이 같은 허위 서류는 법원의 사후 체포영장 발부 과정에도 제출됐다. 검찰은 사건 송치 후 피의자 면담에서 불법체포 가능성을 인지하고 보완수사를 진행, 체포 요건이 성립되지 않았음을 확인해 6월 1일 피의자를 석방했다. 이번 기소는 경찰의 불법 체포와 서류 조작이 실제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한 사례로, 향후 재판에서 경찰의 직권남용에 대한 법적 책임이 어느 정도 인정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