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해, 외면한 감정까지 연결하는 과정
핵심 요약
성격검사 결과와 취향 파악은 자기탐색의 일부지만 자기 이해의 전부는 아니다. 자기 인식과 타인이 경험한 모습의 간극, 외면한 감정과 욕구를 함께 살펴야 한다. 자기 이해는 흩어진 내면의 모습을 연결해 자신의 전체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MBTI와 기질성격검사(TCI)처럼 성격과 기질을 살피는 심리 콘텐츠가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자신을 이해하려는 관심도 커지고 있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 장단점, 검사 결과를 파악하는 일은 모두 자기탐색에 포함된다. 다만 상담에서 다루는 자기 이해는 이런 특징을 확인하고 자신을 한 문장으로 규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스로 알고 있는 모습과 타인이 경험한 모습, 인정하기 어려워 외면한 감정과 욕구까지 함께 살피는 입체적인 과정이다.
‘조하리의 창’은 자신이 아는 모습 외에도 타인은 알지만 자신은 모르는 모습, 자신과 타인 모두 아직 발견하지 못한 모습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모르는 자아가 있다는 사실보다 주의할 대목은 자기 인식과 주변의 경험 사이에 지나치게 큰 간극이 생기는 경우다. 스스로는 상대를 세심하게 챙긴다고 생각해도 주변에서는 간섭이 많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억울하게 느껴졌던 타인의 평가에도 자신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행동의 단서가 담길 수 있다.
자기 안에는 아직 알지 못한 모습뿐 아니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측면도 존재한다. 카를 융은 이를 ‘그림자’라고 불렀다. 공격성, 질투, 이기심만 그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을 향한 욕심이나 주도성, 자신감처럼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특성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림자가 될 수 있다. 핵심은 특성 자체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일부가 아니라고 밀어내는 태도다. 착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믿음이 강한 사람에게는 분노가 받아들이기 힘든 그림자가 될 수 있다.
외면한 감정과 욕구는 관계 안에서 예상하지 못한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싫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거나 자기 몫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유난히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한 예다. 자기 이해를 넓히려면 주변이 자신을 어떻게 말하는지, 특정 평가가 왜 억울한지, 타인의 어떤 모습이 특히 거슬리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정하기 어려운 감정과 자신에게만 허락하지 않는 모습, 자신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단정해온 특성을 살피는 일도 포함된다. 결국 자기 이해는 흩어진 여러 모습을 연결해 한 사람의 전체로 받아들이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