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정책 보완에 예측 가능성 흔들
핵심 요약
세제개편안 발표 뒤 개정 세법 항의 글이 5000건을 넘었고 정부는 보완책 검토에 들어갔다. 부동산 세제와 ISA뿐 아니라 노란봉투법·레버리지 ETF 관련 정책도 시행 전후 수정이 이어졌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면 시행 전 소통과 숙의, 종합적인 문제 점검이 필요하다.
세제개편안 발표 일주일 만에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개정 세법 항의 글이 5000건 넘게 접수됐다. 비거주 1주택자 과세 방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 조정에 각각 서민과 청년층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부동산 세제 보완과 ISA 개편안 재검토에 나서는 상황이 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부동산 세제의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살 때 실거주 의무를 미뤄주는 특례를 올해 말에서 2028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매수 후 4~6개월 이내 입주 의무와 세입자 보호가 충돌한 데 따른 조치로, 시행되면 올해 들어 세 번째 실거주 예외가 된다. 비거주 과세 예외 사유도 취학·전근·질병·해외 체류에서 육아와 리모델링까지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ISA 개편안은 기존 상품의 혜택을 줄이는 내용이 반발을 부르자 이재명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도 노동쟁의 대상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까지 확대했지만,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반도체 공장 건설을 노사 협의 대상으로 주장한 뒤 정부가 시행령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변동성에 따른 개인투자자 피해가 커진 후 가입 요건이 강화됐다.
오는 10월 시행될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도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 반발이 나오지만 정부와 여당은 시행 뒤 상황을 살피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신속히 고칠 필요는 있으나, 사전 소통과 토론·숙의가 부족하면 예외 규정이 거듭 늘고 사회적 갈등과 입법 비용도 커질 수 있다. 민생과 시장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정책은 면피성 보완을 반복하기보다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