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원서 요청부터 비용 결제까지…제주 아파트 정관계 유착 수사
핵심 요약
아파트 시행사 대표가 전 제주지사 보좌진의 골프비를 결제하고 입당원서 모집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됐다. 통화녹음과 법인계좌 장부에는 당원 모집 요청, 31만6200원 골프장 결제, 선거 지원 정황이 담겼다. 제주경찰청은 유흥주점 접대와 선거자금 수수, 불법 당원 모집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제주 아파트 시행사 대표 A씨와 오영훈 전 제주지사 보좌진 B씨 사이에서 당원 모집과 골프비 결제, 유흥주점 접대가 오간 정황이 잇따라 확인됐다. 2021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녹음된 통화 30여 건에는 B씨가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A씨에게 오영훈 당시 의원을 위한 입당원서 확보를 거듭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1년 8월 3일 B씨는 보름 동안 모집에 힘을 쏟아 달라며 보유 입당원서가 2800장이고 목표는 1만2000장이라고 설명했다. 16일 뒤에도 진행 상황을 확인했고, 8월 27일에는 명부를 전달받는 상황이 녹음됐다. A씨가 직원들에게 수집을 지시한 명부에는 45명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부는 당사자 동의가 없었다. 10월 18일에는 A씨가 골프장 비용을 모두 계산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직전 법인카드 장부에는 제주시 한 골프장에서 결제된 31만6200원이 기록됐다.
A씨와 B씨의 접촉은 해당 아파트의 고도제한 완화와 인허가, 분양 승인 절차가 진행되던 시기와 겹친다. 사업계획 승인은 2022년 5월 30일 신청돼 오 전 지사 취임 25일 뒤인 7월 26일 처리됐다. 고도제한은 20m에서 24m로 조정됐으며, A씨는 모델하우스 부지를 마지막 총력 유세 장소와 선거캠프 주차장으로 제공한 정황도 있다. 2023년 6월 분양 개관식에는 B씨가 당시 지사 명의의 축전을 들고 참석했다.
통화에는 2021년 5월과 추석 무렵 A씨가 B씨에게 물품을 건넨 듯한 내용도 있으나, 녹음만으로 금품 수수를 확정할 수는 없다. 다만 A씨의 전 운전기사는 2022년 5월 선거캠프 인근에서 A씨가 B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현금 1억원을 전달하는 장면을 봤다고 진술했다. 전 보좌진들은 불법 행위를 부인했고, A씨는 전 직원들이 개인정보를 빼내 자신들의 범죄 혐의를 덮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경찰청은 유흥주점 접대와 선거자금 수수, 불법 당원 모집 여부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