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지탱한 동네 슈퍼의 마지막 안부
핵심 요약
동네 슈퍼의 안부와 배려가 지친 청취자에게 깊은 위로를 건넸다. 산골의 호박꽃 등불과 가족의 여름밤은 60대 중반 청취자의 그리움으로 남았다. 라면을 원하는 남편의 사연에는 편의점 상품권이 전달됐다.
가수 양희은이 진행하는 ‘여성시대’에 평범한 안부 한마디가 고단한 하루를 견디게 했다는 청취자의 사연이 도착했다. 직장과 가정에서 늘 다른 사람을 챙기던 한 남성은 퇴근길마다 들른 동네 슈퍼에서 자신의 하루를 궁금해하는 따뜻함을 느꼈다. 편의점 입점으로 슈퍼가 문을 닫게 되자 그는 그곳에서 물건뿐 아니라 자신을 기억해주는 데서 오는 안도감도 얻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성은 아침부터 사소한 일과 무심한 말이 마음에 쌓인 어느 날 밤 10시가 넘어 슈퍼를 찾았다. 사장은 늦은 귀가와 저녁 식사를 걱정하며 작은 도시락을 건넸고, 괜찮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사람일수록 힘든 경우가 많다며 그의 마음을 살폈다. 이후 가게를 정리한다는 소식과 함께 건강을 기원하고 수고를 위로하는 짧은 쪽지를 받은 남성은 참아온 감정을 터뜨렸다.
방송에는 사라진 산골의 여름밤을 그리워하는 60대 중반 청취자의 기억도 담겼다. 전깃불이 없던 시절 가족은 마당의 멍석에 누워 이야기를 나눴고, 어머니는 밭일과 논일을 마친 뒤 감자와 옥수수를 가마솥에 삶아 내왔다. 아이들은 개울가에서 딴 호박꽃 안에 반딧불을 넣어 등불을 만들었다. 밤에도 대낮처럼 밝아진 지금, 그 작은 빛이 비추던 고향 풍경은 더욱 선명한 그리움으로 남았다.
가족 안에서 음식 취향을 둘러싼 소박한 바람도 소개됐다. 한 남편은 초등학생 아들에게 치킨을 일주일에 두 번 사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라면은 건강을 이유로 막는 아내에게, 운동을 더 열심히 할 테니 일주일에 한 번은 원하는 방식으로 끓여 먹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늘 가족의 한 끼를 준비하는 아내에게 감사와 사랑도 전했다. ‘여성시대’는 그가 취향대로 라면을 살 수 있도록 편의점 상품권을 보냈다. 세 사연은 작은 불빛과 음식, 짧은 인사가 일상에 오래 남는 위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