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기 훼손 처벌 시작…모호한 기준 논란
핵심 요약
일본이 13일부터 공개적인 일장기 훼손 행위에 최대 2년의 구금형을 부과하는 법을 시행했다. 불쾌감과 혐오감을 기준으로 삼은 처벌 요건이 모호해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학계와 수사 현장의 우려 속에서 실제 법 적용 기준이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일본에서 13일 일장기를 공개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기손괴처벌법이 시행됐다. 다른 사람에게 현저한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국기를 훼손하면 2년 이하의 구금형 또는 20만 엔, 약 177만 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법 시행과 함께 처벌 기준의 명확성과 기본권 침해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 법은 지난달 17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집권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참정당 등의 찬성으로 가결돼 성립됐다. 법률 제정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실제 운용이 시작된 셈이다. 심의 과정에서는 불쾌감과 혐오감이 개인의 주관적인 감정에 좌우될 수 있어 어떤 행위가 수사와 처벌 대상이 되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야당의 비판이 제기됐다.
국기 훼손 처벌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취임 전부터 추진 의지를 보인 핵심 정책이다. 자민당과 연립여당 일본유신회의 연립합의서에도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의회 심의에 참여한 헌법학자는 일본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사상·신조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위헌 가능성을 제기했다. 형사법학자 148명도 불쾌감을 처벌 근거로 삼는 데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반대 성명을 냈다.
헌법연구자 199명은 법안의 신속한 폐지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수사 현장에서도 단속 여부와 관계없이 비판을 받을 수 있어 대응이 쉽지 않다는 경찰 내부의 우려가 나왔다. 일본 법무성은 법률의 취지와 처벌 대상 행위를 폭넓게 알리고 적정한 운용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시행 초기부터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불거진 만큼 실제 수사와 처벌 과정에서 기준이 어떻게 구체화될지가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