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향납세 답례품에 고가 수입 와인 확산
핵심 요약
일본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에서 숙성한 고급 수입 와인을 고향납세 답례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기부자는 2000엔을 제외한 금액을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어 제도 악용 논란이 불거졌다. 일본 총무성은 전국 약 1700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9월 초까지 관련 실태를 조사한다.
일본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고향납세 답례품으로 프랑스산 고급 와인을 내놓으면서 제도의 취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 생산된 와인을 바닷속이나 발전소 터널, 빛이 차단된 금고 등에 장기간 보관한 뒤 지역 특산품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지역 고유 상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한다는 원칙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일본 정부는 전국 단위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후쿠오카현 구루메시는 50만엔을 낸 기부자에게 특수 금고에서 숙성한 프랑스 보르도 와인 ‘샤토 마고 2019’를 제공한다. 온도 변화가 적고 빛이 차단되는 시설을 활용했다는 설명으로, 해당 와인의 시중 가격은 11만9000엔, 약 106만원이다. 홋카이도 니캇푸초도 45만엔 기부의 답례품으로 발전소 지하 터널에서 2년 동안 보관한 2016년산 ‘오퍼스 원’을 보내며, 시가는 7만8800엔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수심 15m 바닷속에 와인을 6개월 동안 넣어 두거나 수심 30m에서 숙성해 병 표면에 따개비 등 해양 생물의 흔적이 남도록 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향납세는 기부액 가운데 2000엔, 약 1만8000원을 제외한 금액을 주민세와 소득세에서 공제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고액 기부자가 사실상 적은 자기부담으로 비싼 와인을 확보하고, 이를 되팔아 가격 상승분까지 얻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본 총무성은 전국 약 1700개 지방자치단체에 조사표를 보내 해외산 와인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사례를 전수 점검할 계획이다. 조사 항목에는 와인의 원산지와 저장 기간, 기부금 설정액, 조달 비용, 답례품으로 내건 명목 등이 포함된다.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9월 초까지 답변을 요구할 예정이어서, 수입 와인을 지역 특산품으로 인정해 온 운영 방식이 조사 결과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