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설현장에 확산되는 ‘폭염 휴공’
핵심 요약
일본에서 혹서기 건설 작업을 일정 기간 멈추는 하계 휴공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앙정부 발주 공사 약 20건과 8개 광역지자체가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열사병과 인력난에 대응하는 조치지만 노동자 소득 감소와 공사비 증가는 과제로 남았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일본에서 한여름 공사를 일정 기간 멈추는 ‘하계 휴공’이 확산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올해 지방정비국이 발주하는 도로 포장과 하천 준설 등에 이 제도를 본격 적용해 약 20건의 공사를 쉬게 할 계획이다. 휴공 기간은 발주 단계에서 정하거나 계약 후 발주 기관과 시공사가 협의해 확정한다.
도쿄·이바라키·후쿠이·나가노·기후·시즈오카·시가·교토 등 8개 광역지자체는 이미 제도를 도입했고, 지바와 오사카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히로시마와 후쿠오카를 포함한 23개 현은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후쿠다도로는 도치기현 오야마시 도로 보수 현장의 작업을 7~8월 전면 중단하고 서류 작성과 공정 관리 등 실내 업무로 전환했다. 시공 직후 아스팔트 온도가 150도를 넘는 작업 환경을 고려한 조치다.
일본의 제도 확대에는 폭염 위험과 건설업의 만성적인 인력난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일본 건설산업전문단체연합회는 지난 5월 지방자치단체 단체들에 작업자 안전을 위한 휴공 도입을 제안했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직장 내 열사병 사상자는 건설업에서 1899명으로 전체 산업 중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94명이 숨졌다. 올여름에도 최고기온 40도를 넘는 혹서일이 각지에서 이어졌다.
한국은 체감온도 33도 이상 작업장에서 2시간 이내 20분 이상의 휴식을 보장하고, 35도를 넘으면 작업시간 조정이나 작업 중지 같은 추가 조치를 하도록 규정한다. 일본은 혹서기 자체를 공사 중단 기간으로 두는 방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일급제 노동자의 소득 감소와 자재 보관비·중장비 임대료 증가가 과제로 남았다. 나라현은 소득 감소를 이유로 도입을 보류했고, 적설량이 많은 도야마현은 연간 공사 일수 부족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