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진, 한반도 지진 유발 가능성…응축력 전달 경로 주목
핵심 요약
일본 구마모토에서 규모 7.1 강진이 발생해 4만5000가구가 정전되고 건물 붕괴 피해가 났다. 이 지진이 난카이 해곡 대지진을 앞당길 수 있으며, 응축력 전달로 한반도 남해안에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 지각판을 뒤틀어 2016년 울산 지진에 영향을 준 사례가 있다.
지난 28일 오후 4시 27분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현지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구마모토 시내 대형 쇼핑몰 이온몰에서는 계산대 앞에 서 있던 시민들이 바닥이 흔들리자 비명을 질렀고, 진열대의 그릇과 물건이 쏟아지는 가운데 건물 2층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이번 지진으로 구마모토 지역 약 4만5000가구가 정전됐고, 기차와 비행기 운행이 한동안 중단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흔들림은 일본 열도를 넘어 우리나라 부산, 제주, 울산, 광주까지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단순한 지역 재해를 넘어 일본 남쪽 바다의 난카이 해곡 대지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더 우려하고 있다. 구마모토에서 약 150㎞ 떨어진 난카이 해곡은 시즈오카현에서 규슈 앞바다까지 약 800㎞ 길이의 해저 골짜기로,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맞닿는 경계에 자리한다. 필리핀판이 1년에 수 센티미터씩 유라시아판 아래로 말려 들어가며 압력이 쌓이고, 그 압력이 한계에 이르면 대지진으로 분출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해곡의 마지막 대지진은 1946년 규모 8.3으로 당시 1500명 이상이 숨졌으며, 역사적으로 약 100년 주기로 반복돼 왔다.
문제는 구마모토처럼 일본 서쪽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그 충격이 난카이 해곡 서쪽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한반도의 지각판이 3㎝가량 동쪽으로 뒤틀리며 지반이 약해졌고, 이 여파는 2016년 7월 울산 앞바다 규모 5.0 지진으로 이어져 울산, 부산, 광주까지 진동이 감지됐다. 난카이 해곡에서는 두 판이 오랫동안 밀고 당기며 응축력이 쌓이는데, 이 힘이 지각판이 견디지 못할 만큼 커지면 지진이 발생하고, 그 충격이 바다와 땅을 통해 주변으로 퍼져 나간다.
이 때문에 난카이 해곡에서 대지진이 발생하면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 남해안 지역도 응축력이 전달돼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경주 지진 역시 동일본 대지진 때 뒤틀린 태평양판에 모인 응축력이 규모를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난카이 해곡의 재발 주기가 임박한 가운데 이번 구마모토 지진이 방아쇠 역할을 할 가능성을 경계하며, 한반도 지반의 취약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