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학술회의 ‘안보 심사’ 도입 검토에 반발
핵심 요약
일본학술회의가 회원 자격에 안보상 우려 여부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학계는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군사 연구에 협조하지 않는 학자가 배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수법인 전환과 정부의 감사·평가위원 임명 구조를 두고 정치 개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과학계를 대표하는 일본학술회의가 새 회원의 자격 기준에 ‘일본의 안전보장에 관한 우려가 없는 자’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학문의 자유와 정치적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과학자의 국회’로 불리는 일본학술회의는 오는 10월 국가 자문기관에서 특수법인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해당 기준은 지난 7일 도쿄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새 회원 선발 방식의 하나로 제시됐으며, 학술회의 내부의 회원선임제도 검토분과회가 마련했다. 그러나 제안자가 누구인지, 어떤 논의를 거쳐 문안이 만들어졌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가 관여했거나 향후 압력을 예상해 학술회의가 먼저 움직였는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과학계에서는 정부의 안보정책에 비판적이거나 군사 연구에 협조하지 않는 연구자를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키 사야카 도쿄대 교수는 비협력적인 연구자의 배제를 정당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고, 이하라 사토시 도호쿠대 교수는 학술단체의 회원 자격에 안보 심사를 적용하는 것은 사상과 신조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일본학술회의는 과학자들이 전쟁과 병기 개발에 동원된 과거를 반성하며 1950년 전쟁 목적의 과학 연구를 거부한다는 원칙을 선언했다. 1967년 미군의 국제회의 자금 제공 논란과 2017년 아베 신조 정권의 안전보장기술 연구 추진 때도 군사 목적 연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020년에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던 학자 6명의 임명을 거부했다. 법인화 뒤 총리가 감사와 평가위원 등을 임명하는 구조가 예정된 가운데 새 자격 기준까지 제시되면서 정치 개입 가능성을 둘러싼 경계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