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숙 장기화…퇴거 조치 놓고 보호 공백 논쟁
핵심 요약
폭염을 피해 인천공항에 장기 체류하는 노숙인이 늘면서 민원과 위생 문제가 불거졌다. 공항공사는 공항시설법을 근거로 퇴거명령서를 부착하고 자발적인 퇴거를 안내했다. 인권단체는 단속 중단과 함께 임시 보호, 지원주택 등 실질적인 주거 대책을 요구했다.
극심한 폭염을 피해 인천국제공항에 머무는 노숙인이 늘면서 공항 운영과 이용객 안전, 주거 취약계층 보호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장기 체류 과정에서 좌석과 콘센트 등 공용시설 이용을 둘러싼 민원과 위생 문제가 이어지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노숙인들의 물건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했다. 노숙인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은 12일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출입구에서 퇴거 명령 철회를 요구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접수된 노숙인 관련 민원은 24건으로, 카페와 벤치 좌석 점유, 욕설과 고성, 음주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터미널에서는 한 달 넘게 의자에 이불을 펴고 생활하거나 짐을 쌓아 좌석을 사용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공항 콘센트 장시간 사용, 공용 개수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행동, 화장실에서의 샤워와 바닥 배뇨도 발생했다. 쓰레기통의 음식을 먹거나 흡연장에서 담배를 얻는 사례도 있었고, 화장실의 물과 휴지, 머리카락을 치워야 하는 환경미화원의 부담도 커졌다.
공사는 공항시설법 제56조 7항을 근거로 무분별한 노숙 행위를 제지하고 자발적인 퇴거를 안내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공항 내 노숙을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공항 운영자에게 위반 행위 제지와 퇴거 명령 권한을 부여한다. 퇴거명령서에는 여객터미널에서 노숙을 즉시 중단하고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하는 내용과 함께, 불응할 경우 벌금·구류·과료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다.
홈리스행동은 공항 내 장기 체류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호 책임 공백에서 비롯된 결과로 규정했다. 퇴거와 단속만으로는 노숙인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데 그친다며 임시 보호와 지역사회 지원체계 연계를 요구했다. 인천시에는 시설 입소 권유를 넘어 지원주택과 임시 주거지원, 긴급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공사는 자활기관 내일을여는집과 연계한 임시 주거·일자리 지원,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기초생활보장 안내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