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숙인 16명에 퇴거 통지…인권단체 반발
핵심 요약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상주 노숙인 16명에게 터미널 밖 퇴거를 요구하는 명령서를 부착했다. 공사는 강제성 없는 계도 조치라고 밝혔지만, 홈리스행동은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반발했다. 홈리스행동은 공적 지원 체계 구축을 촉구하며 12일 제2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폭염을 피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숙식을 해결해 온 노숙인들에게 퇴거 명령서가 잇달아 부착되면서 공항공사와 인권단체가 충돌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0일 공항에 상주하는 노숙인 16명을 대상으로 터미널 밖 퇴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올해 초부터 계도 목적으로 같은 조치를 이어왔으나, 홈리스행동은 졸속 퇴거를 중단하고 공사와 인천시가 공공기관의 책무를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명령서에는 즉시 노숙을 중단하고 여객터미널 밖으로 나가야 하며,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공항시설법에 근거해 벌금이나 구류, 과료 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공사 측은 이 문서가 계도를 위한 것으로 강제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공항 상주 노숙인은 여성 4명을 포함한 16명이며, 이 가운데 가장 오래 머문 사람의 체류 기간은 500일을 넘었다.
공공시설인 공항에 머무는 행위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부 노숙인의 시설 이용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됐다. 휴게 의자를 장시간 차지한 채 잠을 자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지 않은 사례가 있었고, 일부는 수유실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이런 행동과 관련해 공사에 접수된 민원은 현재까지 21건이다. 공사는 인천시·영종구와 함께 자활시설 입소를 권유하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홈리스행동은 이번 조치가 행정기본법 제32조에 명시된 이행 기간과 불이행 시 조치의 내용·사유·시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원 체계의 부재가 노숙 문제의 근본 원인이며, 공공장소에서 사람을 내보내는 방식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데 그친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위기 노숙인을 보호하고 지역사회와 연결할 공적 지원 체계 구축을 촉구하며 12일 오전 11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퇴거 조치 중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