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숙인 퇴거 놓고 질서·인권 충돌
핵심 요약
인천공항의 노숙인 퇴거 요청을 두고 공사와 인권단체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공사는 여객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한 자발적 퇴거 요청이라고 설명했다. 홈리스행동은 퇴거 중단과 임시 보호·지역사회 지원 체계 연계를 요구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터미널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노숙인에게 퇴거를 요청하자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이 조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홈리스행동은 2026년 8월 12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 없이 공항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은 권리 침해이자 문제의 전가라고 비판했다. 공사는 강제 퇴거가 아니라 법령에 근거한 계도와 자발적 퇴거 요청이라는 입장이다.
공사는 지난 7월 30일부터 공항에서 2주 이상 머문 노숙인들의 물품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했다. 문서에는 즉시 노숙을 중단하고 터미널 밖으로 나가야 하며, 불응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다. 공사는 공항시설법 제56조 7항에 규정된 공항 내 노숙행위 금지와 운영자의 제지·퇴거 권한을 조치의 근거로 제시하고, 여객 안전과 불편 최소화를 목적으로 들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인천공항에 접수된 노숙인 관련 민원은 모두 24건이다. 악취와 카페 좌석 장시간 점유, 여객을 향한 욕설과 고성, 음주 상태에서 말을 거는 행위 등 위생·안전·질서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폭염 속 공항을 찾는 노숙인이 늘고 휴가철 이용객이 밀집하면서 공사는 질서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홈리스행동은 노숙 상태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결과로 보고 있다.
쟁점은 공공시설의 안전을 확보하는 조치와 주거 취약계층의 권리를 보호할 지원책을 어떻게 함께 마련하느냐에 모인다. 홈리스행동은 퇴거에 앞서 임시 보호와 지역사회 지원 체계로 연결하기 위한 관계기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공사도 지방자치단체와 자활기관을 연계해 노숙인의 자립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향후 갈등의 향방은 현장 계도가 실제 보호·자활 지원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