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농촌 폭염 안전망, 6명이 130곳 누볐다
핵심 요약
인제군 온열질환 예방요원 6명이 농촌 현장을 돌며 농업인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예방용품을 지원했다. 지난 6월부터 농업 현장 130여 곳에서 약 300명에게 안전 수칙을 안내했다. 넓은 관할 면적에 비해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시범사업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0일 오전 강원 인제군 남면 정자리의 한 고추농가에서 온열질환 예방요원들이 밭고랑을 오가며 농민과 외국인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이들은 얼음물과 이온 음료, 냉토시를 나눠주고 더위가 심해지면 작업을 멈추고 충분히 쉬도록 안내했다. 고추 선별 작업을 하던 김순임(64)씨도 얼음물로 목을 축이며, 예전에는 점심에 1시간을 쉬었지만 올여름에는 숨쉬기 힘들 정도의 폭염 때문에 2시간씩 휴식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생활개선연합회 인제지부 홍영경(66) 회장과 회원 등 예방요원 6명은 2인 1조로 담당 지역을 순회한다. 특히 읍내에서 떨어진 농촌 마을과 야외 작업 현장을 찾아 안전용품을 전달하고, 규칙적인 휴식과 무더위 쉼터 이용을 권한다. 그러나 고령 농민들은 일을 마저 끝내겠다며 쉽게 현장을 떠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요원들은 인근 도시에서 폭염 속 농작업 중 농민이 숨진 사례까지 설명하며 작업 중단을 설득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대상은 홀로 일하는 고령 농업인이다. 가족이나 근로자가 함께하는 대규모 농가와 달리 소규모 농가는 몸에 이상이 생겨도 제때 도움받기 어렵다. 예방요원들은 건강 점검 과정에서 판로 부족과 같은 농촌의 생활 문제도 마주했다. 판매처를 찾지 못한 옥수수가 밭에서 말라간다는 사정을 듣고 직접 판매를 도운 사례도 있었다. 김씨는 극심한 더위로 농작물 생육이 원활하지 않고 병해도 늘었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제군은 지난 6월부터 농업 현장 130여 곳을 찾아 약 300명에게 안전 수칙과 예방용품을 지원했다. 다만 올해 정부가 처음 도입한 시범사업이어서 인력과 예산은 충분하지 않다. 인제군 면적은 약 1천646.2㎢로 홍천군의 약 1천820.4㎢에 이어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두 번째로 넓지만 활동 인원은 6명뿐이다. 하루 4시간 활동비 6만원에도 식비와 주유비가 포함돼 실질적으로 봉사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일상화한 폭염에 대응하려면 사업 활성화와 규모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