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줄이고 간판 바꾸는 자영업 생존전
핵심 요약
음식점·주점의 대표자 외 종사자 중 무급 가족 종사자 비중이 2024년 48%에 달했다. 같은 자리에서 동일 업종으로 다시 문을 연 사례는 2024년 1분기 1325건에서 올해 2분기 3010건으로 늘었다. 지방 상권은 매출과 방문객이 서울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지방은행 연체율도 상승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장기화로 자영업 현장의 고용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음식점과 주점에서는 임금을 받지 않는 가족이 영업을 돕거나 초단기 근로자를 쓰는 사례가 늘었다. 기존 점포를 정리한 뒤 같은 자리에서 상호를 바꿔 다시 문을 여는 이른바 ‘간판갈이’도 2년여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정부 소상공인 실태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음식점업·주점업의 대표자 외 종사자 가운데 무급 가족 종사자 비중은 48%였다. 전체 근로자 133만여 명에서 업체 대표 75만여 명을 제외하면 무급 가족 종사자는 28만여 명에 이른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기에 자영업자의 취약성이 커지면서 영업 유지를 위한 방어적 고용이 확산한 것으로 진단했다.
한식·커피·치킨 등 주요 음식점업 8개 분야에서는 폐업한 점포와 같은 위치에 동일 업종이 다시 들어선 사례가 2024년 1분기 1325건에서 올해 2분기 3010건으로 증가했다. 사업을 완전히 접기보다 상호와 간판을 바꿔 영업을 이어가려는 움직임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가족 노동 확대와 초단기 고용, 간판 교체가 동시에 나타나며 자영업자의 비용 절감 압박을 보여주고 있다.
지방 상권의 상황은 더욱 열악했다. 전국 1200여 개 상권을 분석한 2026 KB상권활성화지수에서 지방의 월평균 매출은 1751만원으로 서울의 4890만원과 비교해 약 3분의 1 수준이었다. 월평균 방문객도 지방은 31.6명에 그쳐 서울 116.6명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했다. 인구 감소로 매출 확대가 어려운 가운데 경남·광주·부산·전북·제주은행의 지난 2분기 평균 연체율은 1.33%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