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생명의 자리로 되돌린 에밀리 정민 윤 시집
핵심 요약
에밀리 정민 윤의 두 번째 시집이 저자의 직접 번역으로 국내 출간됐다. 인간을 수많은 생명 중 하나인 ‘짐승’의 자리로 되돌려 바라본다. 인간의 특별함에 의문을 제기하며 진정한 인간다움의 의미를 묻는다.
한국계 미국 시인 에밀리 정민 윤의 시집 《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가 자음과모음에서 출간됐다. 출판사가 새롭게 선보이는 시집 시리즈의 첫 책으로, 인간을 수많은 생명 가운데 하나인 ‘짐승’의 자리에서 바라보며 인간다움의 의미를 다시 묻는 작품이다.
이번 책은 2024년 미국에서 먼저 나온 에밀리 정민 윤의 두 번째 시집을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저자가 직접 번역까지 맡아 자신의 시를 한국어 독자에게 소개한다. 자음과모음이 펴냈으며 분량은 192쪽이다. 표제에 등장하는 ‘짐승’은 인간을 낮춰 부르는 말이 아니라 인간 역시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명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이름으로 쓰였다.
시인은 인간만이 다른 생명보다 특별하다는 믿음을 흔들고, 인간이 보이는 ‘인간 이하’의 행동을 시의 언어로 비춘다. 인간을 생명의 위계에서 분리된 존재로 두지 않고 다시 짐승의 자리로 돌려놓는 방식으로, 무엇이 진정한 인간다움을 이루는지 질문한다. 시집 전반의 문제의식은 인간과 다른 생명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데 맞춰져 있다.
수록작 ‘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것’은 서로가 어떤 짐승인지 천천히 새겨보는 일이 우리를 앞으로 움직이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목은 타자를 바라보는 과정과 인간이 자신의 위치를 되짚는 태도를 시집의 핵심 주제와 연결한다. 인간의 특별함을 전제하기보다 생명 가운데 하나라는 인식에서 출발해 인간다운 행동의 기준을 되묻는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