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앞둔 남편, 아내 명의 토지 반환 소송 패소…대법원 '증여' 판단
핵심 요약
40년 혼인 부부의 토지 소유권 분쟁에서 대법원이 남편의 명의신탁 주장을 기각했다. 남편은 아내 명의로 등기된 토지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은 증거 부족으로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등기권리증 보관과 비용 지출만으로 명의신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혼인 기간 40년이 넘은 부부 사이에서 이혼을 앞둔 남편이 아내 명의로 등기된 토지를 돌려달라며 낸 소송이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남편 A씨가 전 부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1980년 4월 혼인해 3남매를 두었으나, 2023년 9월 A씨가 B씨에게 유리통을 던져 상해를 입히면서 별거에 들어갔다. A씨는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청주시 소재 토지 중 지분 약 57%를 2016년 1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B씨에게 증여를 원인으로 이전등기했다. 이후 2024년 5월 A씨는 “토지 지분은 명의신탁한 것일 뿐 진짜 증여가 아니었다”며 소유권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B씨는 이혼소송을 내 2025년 2월 조정 이혼했다.
1심은 명의신탁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부 사이에서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단순 증여가 흔하다는 점, 등기권리증을 부부가 장기간 동거하며 공동 보관한 것으로 보이는 점, B씨가 토지 재산세를 납부하고 경작해 온 점 등을 근거로 증여로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조상 묘소 관리와 시제사 비용 마련을 위한 위토 관리 합의, A씨가 등기필정보와 등기완료통지서를 소지하고 이전등기 비용과 세금을 직접 부담한 점 등을 들어 명의신탁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명의신탁으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혼인 기간과 등기권리증 보관 정황, 비용 지출 경위만으로 명의신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등기권리증에 대해 “40년 넘게 동거해 온 부부의 집에 등기권리증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A씨의 단독 소지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토지 이전등기 비용이 A씨 계좌에서 지출됐으나, B씨가 가사·육아를 전담하며 공동재산 형성에 기여했고 A씨가 공동재산을 관리해 온 점을 고려하면 공동재산에서 지출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A씨가 이혼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토지 지분에 관한 권리를 주장한 자료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