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한 28번째 생일에 놓인 새 구두
핵심 요약
고 이지한의 어머니가 아들의 28번째 생일을 맞아 음식과 새 구두를 준비했다. 참사 당일 아들과 나눈 신발 이야기를 떠올리며 현관에 구두를 놓고 그리움을 전했다. 이지한은 배우로 활동하던 중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숨진 배우 고(故) 이지한의 28번째 생일을 맞아 어머니가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남겼다. 어머니는 지난 3일 고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보고 싶은 내 새끼’로 시작하는 글과 함께 생일상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숫자 ‘28’ 모양의 초를 꽂은 빙수와 햄버거, 젤리, 치킨 등 이지한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이 차려졌다.
어머니는 참사 당일 오후 아들이 집을 나서며 신발이 자꾸 벗겨져 새 신발을 사야겠다고 했던 말을 한시도 잊지 못했다고 썼다. 이후 함께 사려 했던 신발을 생일 선물로 준비하려 오랜만에 외출했다. 신발가게에서 아들이 직접 신어 본 뒤 작으면 교환하라는 말을 듣고 눈물이 차올랐지만 가까스로 계산을 마쳤고, 매장을 나온 뒤 신발 가방을 안은 채 간이 의자에 앉아 한참 울었다고 밝혔다.
구두를 집으로 가져온 어머니는 현관에 놓을 신발의 앞코를 어느 쪽으로 향하게 할지도 오래 고민했다. 결국 아들이 구두를 신으러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거실 쪽을 향하게 뒀다. 가장 기뻐야 할 생일이 가장 슬픈 날이 됐다며 새 신발을 신어 보러 꼭 한 번 와 달라는 바람도 적었다. 내년에는 더 좋은 신발을 마련해 기다리겠다는 약속과 함께, 아들을 놓칠까 두려워 현관 앞에 다시 이불을 깔고 잠들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어머니는 앞서 아들의 생일과 세상을 떠난 지 1000일이 된 때에도 추모 글을 남겼다. 게시물에는 준비한 구두가 고인에게 닿기를 바라고 생일을 축하하는 한편, 어머니의 건강과 마음의 평안을 기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1998년생인 이지한은 2017년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로 이름을 알린 뒤 배우로 활동했으며, 숨질 당시 MBC 드라마 ‘꼭두의 계절’을 촬영하고 있었다. MBC는 2023년 해당 드라마 마지막 회 말미에 배우와 제작진이 이지한을 기억한다는 문구를 띄워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