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권리 보호, 지역 조례 공백 여전
핵심 요약
전북 14개 시·군 중 외국인 노동자 지원 단독 조례를 둔 곳은 김제시뿐이다. 체류 자격이 불안정한 노동자와 유학생은 임금 체불과 산업재해 은폐 등에 취약하다. 노동 기본 조례 확대와 민간·당사자 참여를 통한 실질적인 보호체계 마련이 요구된다.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 지원을 별도의 조례로 명시한 기초자치단체는 김제시 한 곳에 그친다. 나머지 13개 시·군은 전북특별자치도의 외국인노동자 보호·지원 조례나 쉼터, 기숙사, 외국인 주민 관련 조례를 활용하고 있지만, 기초단체가 예산을 투입하고 권리 구제에 나서도록 강제하는 장치는 부족한 상태다.
김제시 조례에는 법률·노동 상담 등의 지원 내용이 담겼으나 단체장의 재량 범위가 넓어 실제 행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전북도 조례 역시 시행 주체가 도지사로 규정돼 각 시·군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제도 공백 속에서 미등록 노동자와 외국인 유학생은 낮은 임금 강요, 임금 체불, 산업재해 은폐 등 노동권 침해에 노출되고도 체류 자격 때문에 대응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다.
조례 제정이 더딘 배경에는 제한된 지방선거 투표권도 자리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나고 외국인등록대장에 등재된 18세 이상 외국인만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체류 기간이 1~2년인 노동자는 투표권을 얻기 어렵다. 실제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와 14개 시·군 단체장 후보 가운데 노동국 신설이나 외국인 노동자 기후보험 등 구체적인 대책을 공약한 후보는 한 명뿐이었다.
제도 개선 방안으로는 체류 자격과 무관하게 외국인 노동자를 보호할 단체장의 의무와 제재 수단을 조례에 명확히 담는 방안이 제시됐다. 신유정 전주시의원은 별도 조례를 둘러싼 예산·위원회 논쟁을 줄이기 위해 기존 노동 기본 조례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값싼 인력이 아니라 지역 생활인구로 보고, 행정과 민간 지원센터, 당사자 커뮤니티가 제도 설계와 점검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