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의 감정철학, 첫 영문 완역으로 세계 독자 만난다
핵심 요약
성호 이익의 ‘사칠신편’ 전체를 영어로 옮긴 완역본이 옥스퍼드대학교출판부에서 출간됐다. 영문판에는 한문 원전 번역과 상세한 설명, 철학 입문자를 위한 종합 해설이 담겼다. 조선 유학의 감정·도덕 이론이 세계 철학사의 보편적 논의와 만나는 기반이 마련됐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성호 이익(1681~1763)의 철학서 ‘사칠신편(四七新編)’을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옮긴 완역본이 12일 옥스퍼드대학교출판부에서 공식 출간됐다. 번역에는 성균관대학교 백영선 유학대학 교수 겸 성균유학·동양철학연구원장과 박소정 교수, 하나 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참여했다.
영문판은 한문 원전의 전체 번역과 상세한 설명을 싣고, 이익의 사상과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종합 해설을 더했다. 중·고등학생과 철학 입문자도 접근할 수 있게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해외 심사 과정에서는 한국 철학의 오랜 논의를 담은 가치 있는 저술이라는 평가와 함께 번역의 정확성, 가독성도 호평받았다.
‘사칠신편’은 이익이 조선 철학의 핵심 쟁점인 사단칠정론을 독자적인 관점에서 재구성한 저술이다. 사단칠정론은 선한 행동을 이끄는 도덕적 마음인 사단과 기쁨·슬픔·분노 같은 일반 감정인 칠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탐구한다. 이번 번역은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 아래 2022년 9월 시작된 한국학술번역사업을 통해 3년간 진행됐으며, 원전 번역을 마친 뒤 1년 만에 출판으로 이어졌다.
완역본은 영국철학사학회가 후원하는 옥스퍼드대학교출판부의 철학사 전문 총서 ‘철학사의 새로운 문헌’에 포함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상가를 세계 철학사에 소개하는 이 총서에 이익의 저술이 채택되면서, 인간의 감정과 도덕 및 마음 수양을 다룬 조선 유학의 논의가 보편적 철학 주제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이번 출간이 조선 유학의 감정 이론을 국제 철학계의 논의와 연결하고 한국 철학 연구의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