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결, 마술 30년을 ‘단 하나의 세계’로 펼치다
핵심 요약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데뷔 30주년 전시 ‘원 오브 원’을 세종문화회관에서 연다. 트릭에 연기·음악·영상·미술을 결합하며 마술을 독립된 공연예술로 확장해 왔다. 이번 전시는 지난 30년의 작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창작 여정을 시작하는 자리다.
한국 마술 공연의 대중화를 이끌어 온 일루셔니스트 이은결(44)이 데뷔 30주년을 맞아 자신의 창작 세계를 한자리에 펼친다.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원 오브 원(ONE OF ONE)’은 대표 공연과 시각예술 작업, 창작 철학을 돌아보는 자리다. 그는 순위를 뜻하는 ‘넘버 원’보다 대체할 수 없는 ‘온리 원’을 지향해 온 여정을 무대 밖 공간으로 확장한다.
이은결은 마술을 단순한 속임수나 행사성 볼거리에서 독립된 공연예술로 옮기는 데 힘써 왔다. 트릭에 연기와 음악, 조명, 영상, 미술을 결합한 콘서트형 무대를 구축했고, 자신을 ‘하모니스트’로 정의하며 장르의 경계를 넓혔다. 이번 전시에는 바다와 파도에서 얻은 이미지를 토대로 새롭게 구성한 대표 장면과 함께, 파도 소리 속에서 환상이 확장되는 공간도 마련했다.
그의 국제무대 출발점은 2001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마술대회였다. 이후 세계마술사연맹(FISM) 대회에서 2003년 제너럴 매직 부문 2위, 2006년 같은 부문 1위를 차지했고, 2007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멀린상을 받았다. 그러나 상승세와 달리 소속사와의 갈등, 부상과 수술도 겪었다. 이 시기를 지나며 개인의 성공을 넘어 한국 마술의 환경과 인식을 바꾸겠다는 방향을 세웠다.
이은결의 작업은 기술의 신기함을 앞세우는 마술보다 이야기와 이미지로 관객의 상상을 자극하는 표현에 무게를 둔다. 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통해 트릭이 빠르게 드러나는 시대일수록 비밀 자체보다 그 뒤에 어떤 서사와 감각을 배치하는지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2010년부터 발전시킨 ‘더 일루션’을 비롯해 미디어아트, 영화, 애니메이션과 결합한 작업을 이어 온 그는 이번 전시를 새로운 30년으로 넘어가는 출발점으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