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위협에 대통령 이동 경로까지 바꾼 미국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해 군 수송기로 튀르키예에서 영국까지 비밀 이동했다. 취재진이 탄 전용기는 AF1 호출부호를 유지했고 대통령이 탄 C-32A는 ‘리치 18’로 운항했다. 백악관은 작전 뒤에도 대통령이 기존 전용기로 영국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튀르키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마친 뒤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해 군 수송기로 영국에 이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백악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로 출국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일부 참모와 함께 미 공군 C-32A에 탑승해 별도 항로로 움직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앙카라에서 TV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구형 전용기에 먼저 올랐다. 그러나 몇 분 뒤 일부 참모와 항공기에서 빠져나와 기내식과 물품 운반에 쓰이는 공항 차량으로 인근의 C-32A까지 이동했다. 백악관 직원과 취재진이 탄 기존 전용기와 대통령이 탑승한 군용기는 각각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로 향했으며, 동행자들에게는 대통령의 이동 사실이 공개되지 않았다.
작전은 미 정보당국이 대통령이나 전용기를 겨냥한 구체적인 공격 가능성을 포착한 가운데 시행됐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군이 이란 공습을 재개한 바로 다음 날 밤이었다. 대통령이 탄 C-32A에는 군 수송기에 주로 쓰는 호출부호 ‘리치 18’이 부여됐고, 취재진 등이 탄 전용기는 대통령 탑승을 뜻하는 ‘AF1’을 유지해 이동 경로를 위장했다.
백악관은 작전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구형 전용기로 영국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대통령의 소재가 한동안 공개되지 않은 사례는 있었지만,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은 항공기를 실제 이동 수단처럼 알린 방식은 이례적이다. 이번 귀국 과정에서는 카타르가 선물한 신형 전용기가 사용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신형과 구형 전용기를 번갈아 탔다는 추측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