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위협에 귀국 동선 바꾼 트럼프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해 에어포스원 대신 C-32A 수송기로 이동했다. 취재진이 탄 전용기는 미끼로 운항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케이터링 트럭에 숨어 항공기를 바꿔 탔다.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공격 위협이 포착되면서 이례적인 기만 작전과 예방 조처가 시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하려 대통령 전용기 대신 미 공군 C-32A 수송기로 이동했다. 취재진과 일부 백악관 참모가 탄 에어포스원은 대통령이 탑승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미끼로 운항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앙카라 공항의 구형 에어포스원에 오른 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일부 참모와 반대편 출입문으로 빠져나왔다. 이어 기내식과 물품을 나르는 케이터링 트럭 안에 몸을 숨겨 C-32A로 옮겨 탔다. 에어포스원에 남은 기자들은 대통령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창문 블라인드를 내리라는 지시도 받았다.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에서는 수송기에서 내려 구형 전용기로 옮긴 뒤 계단으로 모습을 드러내 미군 장병들과 인사했고, 워싱턴행 구간에는 카타르가 기증한 신형 전용기를 이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발 전 소셜미디어에서 옛정을 이유로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겠다고 밝히고, 영국 주둔 미군에게 카타르 기증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신형 전용기의 방어 능력이 부족해 구형 기체를 선택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행정부는 관련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려 기자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가 언론 탄압 비판이 일자 철회했다. 이번 이동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고 미군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란 공격을 재개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정보 당국이 대통령이나 전용기를 겨냥한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위협을 포착한 것이 예방 조처와 기만 작전의 계기가 됐다.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 기자단 없이 움직이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은 몇 시간 동안 동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없는 장소에 있다고 발표한 전례는 없었다. 2000년 3월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방문 때 에어포스원을 뒤따른 다른 항공기에서 내렸고 사후에 위치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하며 자신이 이란의 1순위 표적이고 생명에 대한 위협이 늘 존재한다고 말했다. 앙카라 공항에서 블라인드를 내린 조치도 위험한 비행에 대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