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메카 방위조약에 역내 안보 자립 강조
핵심 요약
이란은 수니파 3국의 공동 방위협정을 미국 중심 안보 체제에 대한 인식 변화로 평가했다.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은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이란은 외부 세력에 의존하지 않는 역내 집단 안보와 상호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란 외무부가 10일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파키스탄의 공동 방위협정 체결을 두고 역내 국가들이 미국의 안보 제공 능력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에 의존해 안보를 확보하던 기존 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을 내놨다.
바가이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안보는 외부 중개자에게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상품이 아니며, 역내 국가들이 미국의 안보 약속에 예전처럼 기대기 어려운 상황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세 나라와 이란 사이의 종교적·역사적·문명적 유대도 거론하면서, 이번 조약이 이란을 겨냥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우디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은 지난 7일 이슬람 최대 성지인 사우디 메카에서 이른바 ‘메카 공동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수니파의 중심 국가이며,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두 번째로 큰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슬람권에서 유일한 핵보유국이다. 세 나라는 어느 한 나라가 무력 공격을 받으면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집단 억지력을 강화한다는 원칙을 공동성명에 명시했다.
이란은 협정 참여 의사에 관해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는 대신, 외부 세력에 의존하지 않는 역내 안보 자립과 국가 간 상호 신뢰·협력이라는 기본 정책을 강조했다. 주변국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며 최근 2~3년간 발생한 일련의 사태를 토대로 집단 안보를 강화할 방안을 찾기를 희망한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메카 협정은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저항의 축’, 이스라엘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는 동시에 신뢰가 약해진 미국의 공백을 보완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