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공방 재점화, 중동 전선 확산…트럼프의 선택은
핵심 요약
미국과 이란이 교전을 재개하며 중동 전역으로 전선이 확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을 재개했지만 전면전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란의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 미해결 과제가 갈등의 지속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교전을 재개하면서 중동 전역이 폭풍전야의 긴장 속에 휩싸였다. 미 중부사령부는 2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남부 지역에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는 지난 23일 중단된 대(對)이란 공습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재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요르단의 미군기지를 공격한 데 대해 '이번에는 우리 차례'라며 대대적인 공습을 명령했지만, 이달 초처럼 연쇄적인 공습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이라크 내 친(親)이란 민병대를 타격했고, 사우디는 후티 반군의 예멘 근거지도 다시 공격했다. 이에 이란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30일 요르단·바레인 등의 미군기지를 공격했다고 발표했으며, 요르단은 이란이 쏜 미사일 5발을 요격했다. 미군은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공습 규모에서는 미군이 압도적이지만, 이란은 중동 각지의 대리 세력을 통해 전장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 속에 이란은 이라크 내 반(反)이란 쿠르드 민병대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중해 연안 이집트 항구에서는 미국 유조선을 포함한 선박 두 척이 드론 공격을 받았으나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공방은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둔 이란과 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 간의 충돌에서 사우디, 이라크, 요르단, 이집트, 예멘 등으로 전선이 확산된 양상이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A. 헬리어 선임연구원은 이번 공격이 이란 본국이 아닌 대리 세력을 통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이 '국경을 훨씬 넘어 행동할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의 발리 나스르 교수는 이란의 대응이 전장을 더 넓게 확대하는 것이며, 미국이 더 광범위한 전장을 방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 언론은 현재 상황을 '폭풍 전의 고요'(월스트리트저널)와 '확전의 문턱'(뉴욕타임스)으로 표현하며 전면전 재개 여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달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한 해법을 강조하면서도 미군의 화력과 경제 봉쇄를 통한 우위를 자신하지만, 실제로는 진퇴양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민간 인프라 타격에 대해 '그렇게 하면 이란 국민들을 해치게 된다'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400억달러에 가까운 전쟁 비용과 절반 아래로 줄어든 요격미사일 재고, 이란의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모나 야쿠비안은 이러한 원인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적대행위와 일시적 소강상태의 반복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