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장기화에 흔들리는 미국의 군사 억지력
핵심 요약
이란전에서 미군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어 재래식 억지력 약화 우려가 커졌다. 패트리엇을 비롯한 주요 군수품의 보충에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와 아시아 방공 전력 공백이 중국과 러시아에 전략적 이점을 줄 수 있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군 무기 재고가 빠르게 줄면서 전쟁이 길어질수록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군은 공격과 방어 과정에서 한 발에 수백만 달러인 미사일 수천 발을 사용했다. 정밀 부품을 세계 각지에서 조달하는 생산 구조 탓에 단기간 증산도 어려워 유럽과 아시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일부 미사일 납품까지 미뤄졌다.
미국이 보유한 패트리엇 미사일은 현재 1700발 미만으로 추산된다. 이란전에서 쓴 1500발 이상을 다시 확보하는 데만 2년 넘게 걸릴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수업체들과 증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때부터 이어진 군수품 부족은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톰 카라코 전략국제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를 재래식 억지력이 한 세대에 걸쳐 사라지는 변화로 평가했다.
직접적인 여파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드러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해 서방이 지원하는 방공 미사일이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에이태큼스와 정밀타격미사일 등 장거리 무기도 상당량 소진했다. 이 무기들은 이란보다 발전된 방공망을 갖춘 중국·러시아와의 잠재적 충돌에서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러시아 내에서는 미국의 정밀유도무기가 줄수록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물량도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장기적인 파장은 아시아에서 더 커질 수 있다. 대만 유사시에 대비해 온 미국은 이란전 이후 한국 등 아시아에 배치했던 최첨단 방공 전력과 전술 감시 자산을 중동으로 옮겼다. 이로 인해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의 취약성이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비핵 억지력을 의심해 자체 핵무기 개발을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의 생산 적체가 이어지자 다른 국가에서 무기를 구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