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50주년 앞두고 부양의무자 기준 논쟁
핵심 요약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완화 계획을 유지했다. 기준을 폐지해도 정보 부족과 복잡한 절차, 낙인 등 수급 진입 장벽은 남아 있다. 의료급여 50주년과 제4차 기본계획 시작을 앞두고 완전 폐지 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28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했지만,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은 기존의 단계적 완화 계획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 선정 기준을 심의하는 위원회에서 완전 폐지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는 폐지 이후 수급자가 크게 늘어 재정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에서는 가족에게 재산을 넘긴 뒤 수급 자격을 얻는 등의 도덕적 해이와 부정수급 가능성을 제기한다. 반면 인공지능 도입 등 수급 자격 심사 체계가 정교해지고 있어 부정수급 문제는 별도의 심사와 관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기준 폐지가 곧바로 수급자의 대규모 증가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비수급 빈곤층은 제도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해 신청을 생각하지 못하거나, 수급자에게 가해지는 낙인을 의식해 신청을 포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양의무자의 금융정보제공동의서 등 증빙서류와 복잡한 절차 때문에 신청 도중 이탈하는 경우도 있었고, 최종 결정 단계에서는 소득 기준이나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사라져도 진입·선택·신청 단계의 장벽이 남는 구조다.
내년은 의료급여 제도 시행 50주년이자 제4차 의료급여 기본계획이 시작되는 해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세수 확대 전망과 확장 재정 추진 계획도 완전 폐지 논의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지난달 24일에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운영 방식과 위원 구성이 빈곤 당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민중생활보장위원회’가 열렸다. 향후 논의에서는 재정 부담과 부정수급 대응뿐 아니라 신청 절차와 사회적 낙인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