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중심 가스 구름서 생명 재료 당 분자 확인
핵심 요약
우리 은하 중심부의 가스 구름에서 당 분자 에리트룰로스가 확인됐다. 에리트룰로스는 물과 만나 DNA와 RNA를 이루는 재료로 변할 수 있다. 약 40억 년 전 우주에서 생성된 당 분자가 지구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페인 천체생물학센터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진이 지난달 우리 은하 중심부의 거대한 가스 구름에서 당 분자인 에리트룰로스를 확인했다. 에리트룰로스는 라즈베리에 들어 있는 당과 같은 종류로, 물과 만나면 DNA와 RNA를 구성하는 재료로 바뀔 수 있다. 지구가 형성되기 전 우주 공간에 생명의 핵심 재료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발견이다.
DNA는 생명체의 구조와 특징을 결정하는 유전 정보를 담고 부모에게서 자식에게 전달되는 물질이다. 세포가 성장하고 기능하는 방식의 기본 설계도 역할을 한다. RNA는 이 유전 정보를 필요한 곳으로 옮기고 단백질 생성을 돕는다. 두 물질에 모두 당이 포함돼 있어 과학자들은 생명이 출현하려면 당이 먼저 존재해야 했을 것으로 판단해 왔다.
생명의 출발을 설명하는 가설은 크게 두 갈래다. 화학 진화설은 원시 지구의 암모니아가 번개나 자외선의 영향을 받아 생명체로 이어졌다고 본다. 우주 유래설은 생명에 필요한 재료가 우주에서 만들어진 뒤 혜성과 운석을 타고 지구에 도착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확인된 에리트룰로스는 후자의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물질로 주목된다.
약 40억 년 전 지구에는 수많은 운석과 혜성이 쏟아진 시기가 있었다. 연구진은 당시 에리트룰로스와 같이 우주에서 생성된 당 분자가 최대 5000만t 규모로 지구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계산했다. 다만 이번 발견은 생명 자체가 우주에서 왔음을 입증한 것이 아니라, 생명 형성에 필요한 재료가 지구 밖에서 미리 만들어져 유입될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