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화재, 인테리어 공사 중 전기 배선 부실 시공 의혹
핵심 요약
서울 은마아파트 화재로 여고생 사망, 소방 보고서서 인테리어 공사 중 전기 배선 부실 시공 가능성 제기. 무자격 작업자들이 '쥐꼬리 접속' 방식으로 배선 연결, 보호용 관 미설치 등 안전 규정 위반 확인. 유족은 엄정 수사 촉구, 소방 당국은 전기공사 면허 확인 절차 강화 권고.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여고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소방 당국이 인테리어 공사 중 이뤄진 전기 배선 부실 시공이 화재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강남소방서는 최근 167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화재 한 달 전 시행된 전기 배선 공사에서 무자격 작업자들이 '쥐꼬리 접속' 방식으로 배선을 연결한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세대의 임대인은 지난 1월 중개업자의 권유로 주방, 바닥, 화장실, 창문, 전등 등 전면 개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중개업자가 연결해준 인테리어 업체는 내벽을 허물어 주방을 인접한 작은 방까지 확장했고, 이 과정에서 두 공간의 조명을 합치는 전기공사가 이뤄졌다. 작업자들은 기존 전선을 각각 1미터와 1.2미터 연장한 뒤, 피복을 벗기고 구리 선을 공구로 꼬아 절연 테이프로 감는 '쥐꼬리 접속'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팀은 이 방식이 접속부의 기계적 강도를 약화하고 접촉 저항을 높여 발열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작업자들은 전기 기술 자격증이나 면허가 없었으며, 화재 예방을 위해 통상 설치하는 보호용 관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팀은 '연속적 쥐꼬리 접속 부위가 여럿 확인되며 안전 점검 없이 시공돼 국부 발열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발화 원인을 밝힐 물리적 증거가 모두 소실돼 화재 원인은 '미상'으로 종결했다. 업체 측은 관리사무소에 전기공사를 신고하지 않았으며, 공사계획서에도 전기공사 항목이 누락됐다. 업체 대표는 '깜빡하고 적지 않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유족은 '아파트 주민은 천장 내 배선을 알 수 없고, 누구도 쉽게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조사팀은 보고서에서 '공동주택 관리 규약에 전기공사 면허 확인 절차를 명시하도록 권고해 무자격자의 부실시공을 원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