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불송치, 협회장 재량 범위가 갈랐다
핵심 요약
경찰은 유승민 회장의 국가대표 선발 재검토 요구를 협회장의 정당한 권한으로 판단해 불송치했다. 지위를 이용한 억압이나 위력의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았다. 같은 법적 기준이 정몽규 전 회장의 대표팀 감독 선임 개입 의혹에도 적용될지 주목된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대한탁구협회장 재임 당시 국가대표 선발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고발 사건에서 경찰이 불송치를 결정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협회 최고 책임자가 경기력향상위원회에 재검토를 요구한 행위를 정당한 권한의 범위로 보고,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유 회장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력향상위원회가 A 선수를 국가대표로 추천하자 성적과 세계랭킹 등을 고려해 B 선수 선발을 다시 검토하도록 요청했다. 위원회 결정은 사실상 반려됐고 B 선수가 최종 선발돼 올림픽에 출전했다. 경찰은 일부 위원의 의견과 다른 검토를 요구했더라도 경기력향상위원장을 통해 의견을 전달한 방식이 사회 통념상 허용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냈다.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속임수나 위력의 행사가 전제돼야 한다. 수사팀은 유 회장이 지위를 앞세워 위원들을 억압한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종목을 총괄하는 협회장에게 독립기구의 선수 선발 결정에 일정 부분 관여할 재량이 있다고 봤다. 반면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난해 4월 선수 변경 사유가 발생하면 회장이 결정할 것이 아니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며 유 회장의 징계 사유를 인정했다.
이번 판단은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개입 의혹 수사에도 비교 기준이 될 전망이다. 정 전 회장은 2024년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홍명보 전 감독을 적임자로 보고한 뒤 외국인 후보자도 만나보라는 취지로 대응했고, 이후 정 전 위원장이 사퇴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같은 해 11월 정 전 회장의 관리·감독 의무 위반을 이유로 직무 태만 징계를 요구했지만 전력강화위원회 결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입증하지 못했다. 경찰 수사에서는 그의 관여가 협회장 재량인지, 독립기구 업무를 방해한 행위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