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문턱 높아져…조달 다변화 요구 확산
핵심 요약
엄격해진 유상증자 심사가 정상적인 성장투자 자금 조달까지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과 투자자는 정정 요구의 판단 기준과 사유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미국처럼 조달 선택지를 확대하고 일본처럼 명확한 주주 보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유상증자 심사가 엄격해지면서 기업의 성장자금 조달까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자본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대규모 지분 희석과 자금 용도 변경으로 주주가치 훼손 논란을 일으킨 증자는 걸러내야 하지만, 유상증자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굳어지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공급망 구축, 신사업, 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 확보도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에서 기업에 보완 사유를 전달하지만, 투자자에게 문제로 판단한 문구나 위험요인, 자금 사용 계획을 별도로 상세히 공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업과 투자자가 심사 기준을 미리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정정 요구가 반복되며 일정을 미루거나 발행 규모를 줄이고 계획을 철회한 기업도 나타나 투자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부담도 커졌다.
당국은 증자 필요성과 조달 자금의 용도, 투자 위험 등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담겼는지를 점검하는 데 심사의 목적이 있다는 입장이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도입되고 소액주주 보호가 강화된 상황도 심사의 배경이다. 기업들은 자금 사용 목적과 투자계획, 위험요인을 충실히 공시하되 사업의 성공 가능성과 증자의 필요성은 시장과 투자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제도 개선 방향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장점을 결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미국은 시장가격으로 주식을 수시 매각하는 ATM과 특정 투자자에게 사모로 발행하는 PIPE를 통해 시점과 규모를 유연하게 정한다. 일본은 제3자배정의 희석률이 25% 이상이거나 지배주주가 바뀌면 독립된 제3자의 의견 또는 주주 의사 확인을 요구한다. 국내에서도 조달 수단은 넓히고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커지는 구간에는 정량 기준과 보호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