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부총재, 원·달러 환율 완만한 하락 전망
핵심 요약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변동성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환율 변동 확대에는 투자자금 유출입과 시장 기대 등 단기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한미 금리 차 축소 기대가 향후 환율 안정 요인으로 제시됐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00원대 초반까지 빠르게 내려왔지만 현재 수준도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환율이 당장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더라도 일부 변동성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물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과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하면 1400원대 환율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유 부총재는 11일 한국은행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퇴임 전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환율 변동성이 국내외 투자자금의 움직임 등 단기적인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주식·채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는 동시에 거주자의 해외 투자도 급증하면서 수급 변화가 환율을 주도했다는 설명이다. 외환시장의 심도를 높이기 위한 구조 개선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환율에 영향을 준 요인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 성장률 등 중장기 지표보다 수급 여건과 시장 기대 같은 일시적 변수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의 기초 여건보다 투자자금 유출입과 기대 변화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변동 폭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높은 환율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전반적인 물가에도 상당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앞으로는 환율을 좌우하는 힘이 단기 수급에서 경제의 기초 여건으로 점차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 아래 한미 금리 차가 축소되고 있거나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도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당국의 강한 의지까지 중장기 요인으로 부각되는 만큼 단기 등락이 나타나더라도 긴 흐름에서는 안정세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