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비전, 분쟁국의 차기 대회 개최 제한
핵심 요약
유로비전이 무력 분쟁으로 안전과 안정성이 위협받는 국가의 차기 대회 개최를 제한한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 이후 참가 문제로 논란을 겪었고 올해 5개국 방송사가 대회에 불참했다. 우크라이나도 2022년 우승 뒤 전쟁으로 개최하지 못해 영국이 이듬해 행사를 맡았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무력 분쟁으로 안전과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는 국가에 차기 대회 개최권을 주지 않도록 규정을 바꿨다. 우승 방송사가 속한 국가나 인접 지역에서 무력 충돌 또는 민감한 지정학적 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방송사는 개최 자격을 자동으로 잃게 된다.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의 참가와 개최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련됐다.
대회를 주관하는 유럽방송연합은 회원 방송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새 기준을 도입했다. 개최지의 보안과 안전, 안정성을 판단할 필요가 있을 때는 별도의 보안 평가도 의뢰할 수 있다. 유로비전은 회원 방송사들이 국가대표 가수를 출전시켜 우승자를 가리는 행사로, 기존에는 우승자를 배출한 방송사가 이듬해 자국에서 대회를 여는 것이 원칙이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와 올해 대회에서 모두 2위를 기록했지만,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 참가 자격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됐다.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출품했다는 지적과 이스라엘 정부가 대회를 국가 선전에 활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올해 5월 오스트리아 빈 대회에서는 스페인·아일랜드·네덜란드·슬로베니아·아이슬란드의 회원 방송사들이 이스라엘을 규탄하며 불참했다.
전쟁을 이유로 우승국이 개최권을 행사하지 못한 사례는 이미 있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개전 3개월 만에 열린 2022년 대회에서 6인조 밴드 칼루시 오케스트라가 시청자 투표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우승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지면서 이듬해 대회는 2위 국가인 영국에서 열렸다. 새 규정은 이런 판단을 명문화해 분쟁국의 개최 자격을 자동 제한하는 기준으로 작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