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00㎞ 노선, 전기항공기 전환 채비
핵심 요약
유럽의 500㎞ 미만 일부 노선에 2030년부터 전기·하이브리드 항공기를 투입하는 구상이 추진된다. 유럽 제조사들은 9인승부터 90인승까지 다양한 기체를 개발하며 수주와 구매 의향을 확보했다. 높은 기체 가격과 배터리 무게, 열폭주 위험에 대한 안전 인증이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남았다.
유럽 환경단체 교통환경협회와 프랑스 오라 아에로, 독일 베리디온, 네덜란드 엘리시안 에어크래프트가 2030년부터 유럽의 500㎞ 미만 단거리 노선 일부에 전기·하이브리드 항공기를 투입하는 구상을 내놨다. 연간 약 200만편인 해당 구간 가운데 해상이나 산악 지형 탓에 철도·자동차로 대체하기 어려운 노선이 우선 대상으로 제시됐다.
후보 노선은 런던∼더블린, 아테네∼산토리니, 바르셀로나∼이비사, 프랑스 남부 대도시∼코르시카 구간이다. 엘리시안은 KLM과 날개 안에 배터리를 넣은 90인승 순수 전기 항공기를 개발하며 1천㎞ 비행을 목표로 한다. 베리디온의 9인승 기체는 항속거리 400∼550㎞로 설계됐고, 100대가 넘는 구매 의향을 확보했다.
오라 아에로는 배터리와 가스터빈 2기를 함께 쓰는 19인승 하이브리드 지역 항공기 ERA를 개발하고 있다. 항속거리 목표는 1천㎞ 이상이며, 민간 항공용 인증을 받은 사프란 전기모터 8기가 탑재된다. 기존 등유 항공기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설계다. 회사는 2025년 파리에어쇼에서 700대 수주 실적을 공개했고, 인증받은 2인승 순수 전기 항공기의 시험 비행도 진행하고 있다.
상용화의 관건은 가격과 안전성이다. ERA 판매가는 약 1천500만유로, 약 246억원으로 기존 내연기관 지역 항공기의 2∼3배다. 수십t급 항공기를 띄울 배터리의 무게도 물리적 제약으로 꼽힌다. 경량 고성능 전기모터와 날개 내장형 배터리 기술이 발전했지만, 배터리의 화학적 불안정성과 화재로 번질 수 있는 열폭주 위험을 해소해 항공 안전 인증을 확보해야 2030년 운항 구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