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바둑계, 자체 프로제도로 성장 기반 넓힌다
핵심 요약
유럽바둑연맹이 독자적인 선발과 승단 제도를 운영하며 프로기사 10명을 배출했다.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크라베츠 3단은 유럽 바둑 챔피언십에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인공지능 훈련과 한국 바둑 유학이 서양 기사들의 성장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중국·일본이 실력과 저변, 대회 인프라에서 세계 바둑의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에서도 바둑을 직업으로 삼는 기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유럽은 독자적인 프로 자격과 승단 심사를 운영하며 엘리트 기사를 배출하고 있다. 유럽바둑연맹은 2014년 선발을 시작했고, 현재 안드리 크라베츠 3단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유럽 프로기사로 활동한다.
우크라이나 출신 크라베츠는 지난달 2일 유럽 최강자 32명이 겨룬 유럽 바둑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2023년부터 2년 연속 우승한 데 이어 올해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2023년에는 유럽 챔피언 자격으로 한국에서 열린 삼성화재배에 출전해 본선까지 진출했다. 여덟 살에 바둑을 시작한 그는 날카로운 형세 판단과 쉽게 흔들리지 않는 기풍으로 ‘유럽의 이창호’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프랑스의 벵자맹 드레앙-게나이지아가 치열한 선발전을 통과해 프로 자격을 얻었다. 같은 단수라면 한국 기사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평가가 있지만, 유럽 프로들도 아마추어를 압도할 수준을 갖췄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훈련이 보편화되면서 기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서양 기사 가운데서는 미국의 마이클 레드먼드가 일본기원 소속으로 1981년 입단해 2000년 프로 최고 단위인 9단에 올랐다. 그는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 당시 구글 유튜브 해설을 맡아 주목받았다.
한국에서 프로의 꿈을 준비하는 외국인 유학생도 이어지고 있다. 2011년 문을 연 글로벌 바둑 학원 비바는 지금까지 32개국에서 온 수강생 250명 이상을 배출했다. 한국기원 소속 헝가리 출신 코세기 디아나 2단이 학원 운영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유학 온 알렉스(20)는 한국에서 프로기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실력을 쌓고 있다고 밝혔다. 자체 선발제도와 인공지능 훈련, 한국 유학이 맞물리며 서양 프로기사의 활동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