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덮친 가뭄, 농업·전력 기반까지 흔들
핵심 요약
유럽의 극심한 가뭄이 농작물과 목초지, 하천을 동시에 말리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물 사용 제한과 건물 균열이 확산하고 동유럽에서는 원전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유럽연합의 올해 국내총생산 감소 전망도 나왔다.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농업과 축산을 넘어 전력 생산과 도시 기반시설까지 흔들고 있다. 프랑스 중부의 옥수수밭은 손가락 두 마디가 들어갈 정도로 갈라졌고, 옥수수는 열매가 적거나 대부분 말라붙었다. 올해 프랑스의 옥수수 수확량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전망된다. 방목지에서도 풀이 사라져 축산농가들은 겨울용 건초를 앞당겨 소에게 먹이고 있다.
프랑스 축산농가의 70~80%는 목초지 소실과 사료 부족을 겪고 있다. 일부 농가는 겨울용 재고마저 바닥나면 축사 바닥재로 비축한 짚을 사료로 써야 하는 상황이다. 하천 피해도 광범위하다. 3천 개가 넘는 강 가운데 1천300개 이상에서 물이 완전히 마르거나 흐름이 끊겼고, 전체의 43%가 건천화했다. 본토 96개 데파르트망 가운데 67곳의 일부 지역에는 최고 수준인 위기 경보가 내려져 필수 용도 외 농업용수 등의 사용이 제한됐다.
가뭄은 주택과 공공건물에도 균열을 만들고 있다. 강 주변이나 늪지를 메워 조성한 지역에서는 진흙 성분의 지반이 깊은 곳까지 마르면서 수축했고, 멍쉬르루아르에서는 주택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 문의가 시청에 이어졌다. 시청 건물까지 심하게 갈라지자 지방 당국은 정부에 재난지역 지정을 신청했다. 평소 수심이 깊고 물살이 강해 수영이 금지됐던 강도 사람이 걸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수위가 낮아졌다.
다뉴브강 수량 감소는 동유럽의 원전 운영을 압박하고 있다. 헝가리는 원전 4기 중 3기를 멈추고 나머지 1기의 출력을 낮췄다. 루마니아도 2기 중 1기를 완전히 정지했으며 다른 1기도 가동 중단 직전이다. 원전으로 향하는 물길을 확보하려고 수중 암반을 폭약 180kg으로 제거하기도 했다. 부다페스트는 공공시설 조명을 줄였고, 루마니아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필수 조명만 남겼다. 잉글랜드 절반도 가뭄 상태이며 여름 강수량은 평년의 7%에 그쳤다. 폭염이 다시 예고된 가운데 유럽연합의 올해 국내총생산이 1%, 약 295조 원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