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한 폭염, 전력·운송·곡물 생산 흔들
핵심 요약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알프스 빙하가 빠르게 녹고 각국의 최고기온 기록이 잇따라 경신됐다. 다뉴브강과 사바강의 수량 감소로 원전 가동과 수상 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영국의 곡물 수확 감소 전망과 함께 2027년까지 세계적 식량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럽을 덮친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빙하부터 전력 생산, 수상 운송, 농업까지 동시에 흔들고 있다. 알프스 동부 최대 규모인 오스트리아 파스테르체 빙하는 빠르게 녹아 거대한 폭포처럼 흘러내렸다. 산간지대 기온도 30도에 이르렀으며, 현지 국립공원 관리요원은 평상시와 동떨어진 날씨로 빙하의 해빙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수도 빈의 기온이 41도, 동부 지역은 41.2도까지 치솟아 최고기온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웠다. 슬로바키아도 41.4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6일부터 폭염 감시 시스템에 포함된 27개 도시 전부에 최고 단계의 폭염 경보를 내렸다. 유럽 각국의 고온 현상이 넓은 지역에서 동시에 이어지며 물과 전력 공급에도 직접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다뉴브강 수위는 연일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해 온 헝가리 팍스 원전은 원자로 4기 가운데 3기의 가동을 멈췄고, 나머지 1기도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원전은 헝가리 전체 전력의 절반 이상을 공급해 왔다. 전력 부족으로 부다페스트는 필수 시설을 제외한 야간 조명을 끄기 시작했다.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 전력을 공급하는 크르스코 원전도 사바강 유량 감소로 출력을 낮추기로 했다.
강의 수량 감소는 운송과 농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주요 운하의 물동량이 기존의 3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국토 절반을 급속한 돌발 가뭄 지역으로 선포한 영국에서는 곡물 수확량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4년 이후 가장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폭염과 가뭄이 장기화할 경우 2027년까지 전 세계적인 식량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돼 유럽의 기후 재난이 식량 공급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