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관문 세우타, 이주·영토 갈등 격화
핵심 요약
세우타는 아프리카 본토의 EU 육상 국경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유럽행 이주민의 주요 진입로가 됐다. 모로코의 국경 통제 완화와 소셜미디어 허위 정보, 서사하라를 둘러싼 외교 갈등이 대규모 월경 사태와 맞물렸다. 사태는 스페인의 이민 정책과 솅겐 협정 참여를 둘러싼 EU 회원국 간 갈등으로 확대됐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맞닿은 스페인령 세우타가 유럽행 이주민 문제와 주변국의 영토·외교 갈등이 한꺼번에 분출하는 접경지로 떠올랐다. 세우타와 동쪽 약 400㎞의 멜리야는 아프리카 대륙 본토에 자리한 유일한 유럽연합(EU) 영토이자 육상 국경이다. 최근 모로코 쪽 감시가 단계적으로 축소된 뒤 사실상 풀리면서 수만 명이 한꺼번에 국경을 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주민들은 경제적 기회를 찾거나 분쟁과 빈곤을 피해 모로코 북부 프니데크와 벨리우네시에서 약 5㎞의 바다를 헤엄치고, 국경 울타리를 넘는 방식으로 세우타 진입을 시도한다. 스페인이 울타리와 감시시설을 대폭 보강했지만 대규모 월경은 이어졌다. 2014년 세우타에서는 방파제와 울타리를 넘으려던 200여 명 가운데 최소 14명이 숨졌고, 2022년 멜리야에서는 2000여 명의 국경 돌파 과정에서 23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태에는 해상 입국자를 즉시 추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스페인 대법원 판단 이후 ‘세우타에 들어가면 추방되지 않는다’는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1580년부터 스페인 영토였던 세우타에는 기독교와 이슬람 공동체가 함께 살지만, 모로코는 세우타와 멜리야를 점령지로 규정하고 영유권을 주장한다. 2021년에도 스페인이 폴리사리오 전선 지도자의 치료를 허용하자 모로코가 국경 통제를 완화해 대규모 유입이 발생했다.
1975년까지 스페인 식민지였던 서사하라를 둘러싸고 모로코와 폴리사리오 전선이 대립하고, 알제리가 폴리사리오를 지원하는 지역 패권 구도도 사태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EU 내부에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이 스페인의 불법체류자 합법화 정책을 비판했고, 이탈리아는 스페인의 솅겐 협정 참여 일시 중단까지 요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신속한 송환과 추가 이동 차단을 평가하면서 외부 국경 감시, 물리적 장벽, 조기경보, 인신매매 조직 해체, 송환 강화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