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늘어도 기업 자금조달 통로는 축소
핵심 요약
광의통화는 증가했지만 통화승수가 낮아지며 기업의 자금 경색이 이어졌다.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이 모두 감소하고 신고서 정정과 규모 축소 사례가 잇따랐다. 금리 상승과 단기채 부실, 메자닌 압박, 증권사 자금 수요가 조달시장 위축에 겹쳤다.
시중 자금은 늘었지만 기업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조달 통로는 좁아지고 있다. 지난 5월 광의통화(M2) 평잔은 4184조원으로 전월보다 약 32조원 늘며 7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본원통화 대비 M2 비율인 통화승수는 2024년 연평균 14.9배에서 13.36배로 낮아졌다. 풍부한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는 가운데 회사채와 유상증자 발행도 함께 위축됐다.
금융당국 개입으로 올해 유상증자 일정이 늦어지거나 규모가 줄어든 사례는 15건이다. SK디앤디는 1367억원 규모 주주배정 증자 신고서에 정정 요구를 받았고, 한울반도체·엣지파운드리·상지건설도 신고서 보완 대상이 됐다. 한화솔루션은 두 차례 정정 요구 뒤 조달 계획을 2조4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축소했다. 에코프로비엠의 1조2000억원 신규 투자용 증자도 제동이 걸렸다. 삼성SDI 역시 지난해 여러 차례 신고서를 고친 뒤 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 유상증자 발행액은 6조2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8조3103억원보다 24.5% 감소했고, 지난해 하반기 17조5800억원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선호도가 높은 회사채 시장도 움츠러들었다.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은 123조5968억원으로 15.2% 감소했다. 일반회사채는 25조9052억원으로 31.5%, 금융채는 90조4157억원으로 7.2%, 자산유동화증권은 7조2759억원으로 30.6% 각각 줄었다.
금리 상승과 전자단기사채 투자심리 위축, 메자닌 규제 압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증권사 자금 수요가 발행시장을 동시에 압박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2.953%에서 7월 말 3.959%로, AA-급 회사채 금리는 3.476%에서 4.653%로 올랐다. 제이알글로벌리츠와 JTBC 전단채 디폴트 이후 수요가 줄었고, 광동제약의 교환사채 철회와 아이톡시 전환사채 정정명령도 메자닌 시장을 위축시켰다. 지난달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4000억원, 6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미래에셋증권은 1조3200억원의 기업어음을 조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