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AI·통화정책이 가를 자산의 향방
핵심 요약
지정학·AI·통화정책·양극화·달러가 향후 부의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중동 에너지 시설 피해와 운송 비용 상승으로 국제유가의 과거 수준 복귀가 쉽지 않을 수 있다. AI는 장기 생산성을 높이지만 단기 물가 압력과 중립금리 상승을 함께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오건영 작가의 신간 ‘부의 갈림길’은 지정학적 분쟁과 국제유가, 인공지능이 창출할 생산성, 연방준비제도 의장 교체와 유동성, K자형 양극화, 달러 투자의 장기 안전성을 향후 부의 흐름을 좌우할 다섯 변수로 제시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초 예상과 달리 4년째 이어진 현실을 짚으며, 분쟁 기간을 맞히는 일보다 전쟁 이후의 경제 구조와 이에 대응할 투자 포트폴리오를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한국 시간 지난 5일 중동의 종전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70달러 중반대로 하락했지만, 개전 직전의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으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의 에너지 시설이 파괴됐고 복구에는 3년에서 최장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이 재건 재원을 마련하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걷고 미국이 이를 승인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공급 부족과 운송비 상승이 동시에 유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
해상 운송 현장에도 이른바 ‘호르무즈 프리미엄’이 남을 가능성이 크다. 운항 지연에 따른 용선료 분쟁과 소송 위험이 커진 데다 선주가 향후 더 높은 비용을 요구하고 보험사가 해협 통과 선박의 계약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 사태 당시 선박 2천 척과 선원 2만 명이 고립된 경험은 인력 확보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다. 원유 재고 부족을 겪은 대만 등 각국이 비축 확대에 나서 미국산 원유로 수요가 몰리면 에너지 가격의 과거 수준 회귀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AI는 같은 인력과 자본으로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해 성장과 물가 안정의 병행 가능성을 넓히지만, 초기에는 반대 효과도 낼 수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면 원자재·반도체·전력 수요가 커져 당장의 물가 압력을 높이고 금리 인하를 제약한다. 생산성 향상으로 경제 주체가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하게 되면 중립금리도 오를 수 있으며, 자금 부담이 줄어든 AI 기업의 설비 투자가 다시 확대될 여지도 있다. 이런 복합 경로를 고려해 기술과 에너지 양쪽에 경쟁력을 지닌 국가를 투자 우선순위로 살펴야 한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