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 축구 넘어 정치·외교·영토 분쟁 무대로
핵심 요약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축구를 넘어 정치·외교·영토 분쟁의 장이 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준결승 후 포클랜드 영유권을 주장하는 현수막을 펼쳐 논란을 일으켰고, FIFA는 징계 없이 넘어갔다. 메시의 우승 여부는 FIFA와 UEFA의 주도권 경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북중미 2026 월드컵 결승전이 축구 경기를 넘어 정치·외교·영토 분쟁과 권력 다툼이 얽힌 복합적 무대로 변모하고 있다. 오는 19일(현지시간)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의 맞대결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 간 세계 축구 주도권 경쟁의 향방을 가를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특히 리오넬 메시가 우승컵을 들어 올릴 경우 FIFA는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UEFA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서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르헨티나는 준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2대 1로 꺾은 직후, 선수들이 관중석에서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의 것이다'라는 현수막을 펼쳐 영국과의 영토 분쟁을 월드컵 무대로 끌어들였다. 말비나스(영국명 포클랜드 제도)는 아르헨티나 해안에서 약 480㎞ 떨어진 영국령으로, 아르헨티나는 200여 년 전 스페인으로부터 영유권을 승계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영국은 1765년부터 영유권을 행사해 왔다. 1982년에는 아르헨티나가 군대를 파견했으나 영국 해군에 패퇴했으며, 2013년 주민투표에서 주민들은 영국 해외영토 잔류를 선택했다. 빅토리아 비야루엘 아르헨티나 부통령은 잉글랜드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영토를 강탈한 해적들을 물리치라"고 독려했다.
FIFA는 정치적 표현을 금지하는 징계 규정 제14조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FIFA의 징계 절차가 개최국의 상업적·정치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시가 2023년 유럽 명문클럽을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것은 FIFA의 유럽 외 시장 확대 전략과 맞물려 의미를 더한다. 아르헨티나가 우승하면 FIFA는 미국 내 월드컵 입지를 강화하고 축구 산업 수익을 UEFA 영향권 밖으로 끌어오는 서사를 확보하게 된다. 반면 스페인이 우승하면 UEFA에 유리하며, 공동 개최국 정상 자격으로 결승전을 관람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불편한 만남이 예상된다. 산체스 총리는 나토 방위비 증액, 이민자 정책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 충돌해온 '반(反) 트럼프' 인물이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결승전에 불참하기로 했다.